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서 추방된 이민자를 태우고 베네수엘라에 착륙한 항공기[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마약 밀매 차단을 앞세운 미군의 고강도 압박에 직면한 베네수엘라 군이 마약 밀수 의심 항공기를 격추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도밍고 에르난데스 라레스 베네수엘라 군 전략작전사령관은 현지시간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국가 주권 수호 작전을 진행 중인 우리 군은 영공 내에서 미식별 항적을 확인하고 해당 항공기를 격추했다"는 글과 함께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에서는 비행기로 보이는 무언가가 하늘을 나는 모습과 화염에 휩싸인 채 지면에 있는 물체가 보입니다.

라레스 사령관은 해당 항공기가 "식별 코드를 송출하지 않았고, 신호 송수신기를 꺼 놨으며, 호출 및 통신 절차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관련 비행 계획 서류 역시 미제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베네수엘라 군은 해당 항공기에 대해 마약 밀수 같은 범행을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관심 표적'으로 규정한 뒤 무력화 조처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네수엘라 군의 영공 방어 작전을 통해 무력화한 항공기는 2012년 관련 법 제정 이후 418대이며, 올해에만 27대로 기록됐다고 라레스 사령관은 부연했습니다.

이번 조처는 베네수엘라 주변에서의 미군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은 양상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미국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밀매집단 우두머리'라고 주장하며 수십 년 새 최대 규모의 병력을 카리브해 일대에 증강 배치한 뒤 '마약 운반선'이라고 판단한 선박을 공격하도록 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군 작전을 '정부 전복을 노리는 제국주의적 개입 행태'로 규정하며 육·해·공군에 더해 민병대까지 동원해 항전 태세를 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마두로 정부가 장비 수준이나 병력 규모 등에서 절대적 열세에 있는 베네수엘라 군 현실을 고려해 게릴라식 소규모 전투를 펼치며 내부 사회 혼란을 일으켜 외국군 통제를 어렵게 만드는 '무정부화 전략'을 구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자국 내 마약 범죄 차단 의지를 국제사회에 표명하며 '미군 압박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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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eas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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