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의회) 선거 홍보 배너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AP=연합뉴스 제공][AP=연합뉴스 제공]홍콩이 15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파트 화재 참사로 침통한 분위기 속에 현지시간 7일 입법회(의회) 선거를 예정대로 치르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홍콩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입법회 선거 투표를 개시했습니다.
총 90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161명의 후보가 출마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중국이 2021년 '애국자만' 출마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홍콩 선거제를 뜯어고친 뒤 두 번째로 치러지는 입법회 의원 선거입니다.
20석은 10개 선거구 주민이 직접 선출하고, 친중 진영이 장악한 선거인단(선거위원회)이 40석을 뽑습니다.
나머지 30석은 업계 간접선거를 통해 뽑는 직능대표 의석입니다.
이번 선거는 최소 159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달 26일 '웡 푹 코트' 아파트 화재 참사 이후 11일 만에 치러지는 것입니다.
홍콩 정부는 참사 여파를 수습하는 동시에 입법회 의원 선거도 시행할 수 있다며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선거에서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후보는 한 명도 없습니다.
지난 2월 제1야당이던 민주당이 해산을 결정한 데 이어 6월에는 마지막 남은 야당인 사회민주당연맹(LSD)까지 해산하면서 홍콩 내 '공식' 민주화 세력은 존재하지 않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온건한 목소리를 내온 정치인을 포함해 현직 의원의 40%에 해당하는 35명이 이번에 불출마했습니다.
홍콩 주민들의 선거 참여도는 '애국자만 선거제' 개혁 이후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2021년 12월 입법회 의원 선거 투표율은 30.2%에 그쳤고, 2023년 12월 구의원 선거 때는 그보다 낮은 27.5%로 역대 홍콩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 가운데 가장 낮게 나왔습니다.
전통적으로 홍콩 유권자의 약 60%가량이 범민주 진영에 표를 던져왔는데, 선거제 개편 이후 이들이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형 참사까지 겹치면서 투표율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홍콩 정부는 투표 시간 연장, 투표소 추가 설치, 투표 휴가 독려 등으로 투표율 높이기에 나섰습니다.
지난 4일에는 이번 선거에 불참하거나 무효표를 던지라는 내용의 온라인 게시물을 작성한 혐의로 남성 4명을 체포하기도 했습니다.
중국·홍콩 당국은 외신까지 통제하는 등 화재 참사와 관련한 비판 여론도 강하게 단속하고 있습니다.
선거일 초반 전반적인 투표율은 2021년 때에 비해 다소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홍콩 당국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17만 2,537명의 유권자가 투표를 마쳐 4.1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21년 입법회 선거 당시 같은 시각 투표율 3.18%보다 높지만, 이날 투표는 시간 연장으로 2021년 선거보다 1시간 먼저 시작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웡 푹 코트' 화재 참사가 발생한 타이포 지역을 포함하는 신계 동북부 선거구 2시간 투표율은 3.95%로 대체로 4%를 넘긴 다른 지역들에 비해 낮았습니다.
아직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타이포 지역에서는 평소보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투표가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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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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