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보도통제'에 반발해 기자실 비우는 기자들[AP 연합뉴스][AP 연합뉴스]미국 국방부(전쟁부)의 새 미디어 정책을 거부한 언론인들이 떠난 자리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와 극우 성향 매체들이 채우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6일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뉴욕타임스, AP통신, 워싱턴포스트, CNN 등 유력 매체의 미 국방부(펜타곤) 담당 기자들이 프레스 카드를 반납한 뒤 국방부는 70명 이상의 언론인에게 새 출입증을 발급했습니다.
새 출입자 중에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대표 인플루언서인 로라 루머(32)를 비롯해 극우 성향 매체 원아메리카뉴스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쇼를 진행하는 맷 게이츠 전 공화당 하원의원, 정치적 음모론을 주로 다루는 린델TV의 기자 등이 포함됐습니다.
최근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12명이 넘는 우익 활동가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주요 매체들이 국방부 기자단에서 나간 것은 국방부의 새 보도 지침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펜타곤은 지난 10월 출입 기자들에게 보도 승인이 나지 않은 기밀이나, 기밀은 아니지만 통제된 정보를 허락 없이 노출할 경우 출입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등 내용을 담은 '서약'을 통보하고 서명을 요구했습니다.
국방부는 서명을 거부하는 매체는 출입증을 반납하라고 했고, 주요 매체들은 대부분 보도 통제 방침에 반발하며 출입증을 반납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보도 통제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전통과 공신력을 갖춘 유력 매체들이 빠져나간 빈자리가 극우와 강경 보수 성향, 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 인플루언서나 블로거, 군소 매체 필진 등으로 채워지면서 국방 관련 보도가 정부 정책의 일방적인 홍보나 선전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캐럴 안 모리스 노스캐럴라이나대 교수는 "펜타곤의 새 언론 정책에 동의하는 매체나 기자에게 그 어떤 신뢰성도 부여하기 어렵다"면서 "언론 담당자가 떠먹여 줄 정보나 앵무새처럼 전달할 수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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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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