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부산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의 대(對)중국 수출을 허용한 이유는 미국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중국의 기술 자립을 늦추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분석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 변화는 '점진적 정책 전환'이라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엔비디아 H200 칩은 2023년 11월 출시된 H100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인공지능(AI) 추론 성능 등이 현재 중국 수출용 H20의 6배에 달합니다.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침 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중국 내의 (H200과 그 이상 성능의 칩 개발) 혁신 인센티브를 줄일 목적으로 구형 기술을 수출하려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H200의 중국 수출 허용 사실을 알리면서도,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인 '블랙웰'과 곧 출시 예정인 '루빈'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엔비디아 H200은 전량이 대만 TSMC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중국 수출용은 먼저 미국으로 옮겨져 안보 심사를 거친 뒤 중국 내 구매자에게 전달됩니다.
미 행정부는 이 과정에서 H200 매출의 25%를 건네받습니다.
침 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 행정부가 수출 허용 후 다시 통제했던 과거 사례에 대한 학습 효과로 "중국 내에 H200 비축 붐이 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자국 내 첨단 AI 칩 기술 자립을 목적으로 H200 칩의 구매를 제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홍콩 명보는 이날 전했습니다.
구매 신청서를 제출토록 하고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H200을 살 수 있도록 제한하는 한편 H200 이상 수준인 블랙웰과 같은 첨단 AI 칩 개발을 독려할 것으로 이 신문은 내다봤습니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엔비디아 H200 수출 허용 발표에도 구매와 관련한 방침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이 미중 간 무역분쟁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상하이 푸단대의 찰스 창 금융학 교수는 "H200은 최첨단 AI 칩은 아니지만, (미 행정부의) 정책 측면에서는 중요한 도구로 보인다"며 "재집권 후 6개월 넘게 과시적인 행동에 치중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간) 교역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홍콩의 중국 전문 컨설팅업체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는 대중국 H200 수출 허용 이전 과정을 톺아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중 무역전쟁 패배가 해롭다는 걸 인식한 것으로 보이며, 중국과 대립에서 화해로 옮겨가고 싶어 한다는 걸 관찰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천즈우 홍콩대 금융학과 석좌교수는 "중국이 기술 자립을 위해 H200 구매를 제한할 가능성이 크지만, 여타 다른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늘릴 것"이라면서 "특히 미국으로부터 상당량의 농산물을 구매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H200 수출 허용 결정으로 미국 내에서 대중국 첨단기술 제한 논쟁이 격화할 것으로 SCMP는 전망했습니다.
미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원의원들은 지난 5일 손을 잡고 엔비디아의 H200은 물론 블랙웰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안전하고 실현 가능한 수출 반도체법'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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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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