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의 권도형 (2024년 3월)[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이하 테라) 발행과 관련한 사기 등 혐의로 미국에서 형사재판을 받는 권도형(34) 테라폼랩스 설립자에게 법원이 징역 15년형을 선고했습니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현지시간 11일 선고 공판에서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씨의 형량을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권씨는 지난 8월 사기 공모와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미 검찰은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형량을 깎아주는 '플리 바겐' 합의에 따라 권씨에게 최대 12년 형을 구형했습니다.

권씨 변호인은 한국에서도 추가 형사 기소에 직면한 점을 고려해 형량이 5년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이번 사건 피해 금액이 400억 달러(약 59조원)에 달하는 점을 지적하며 "규모면에서 보기 드문 희대의 사기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 연방 기소 사건 가운데 권씨 사건보다 피해 규모가 큰 사건은 거의 없다"며, 검찰이 구형량에 상한선을 씌운 것은 매운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권씨가 지난해 12월 31일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뒤 구금된 기간과 몬테네그로에서 송환을 기다리며 보낸 17개월의 구금 기간은 이미 형기를 채운 것으로 인정됐습니다.

권씨는 이날 법정 최후진술에서 "피해자들의 모든 이야기는 참혹했고 내가 초래한 큰 손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줬다"며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어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에 대해 다른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라며 "피해자들의 고통과 나를 향한 비난은 모두 내 잘못이고 내 책임이다"라고 했습니다.

미 연방검찰은 권씨를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이후 자금세탁 공모 혐의도 추가됐습니다.

이들 9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권씨는 최대 130년형에 처해질 수 있었습니다.

한편, 미 법무부는 권씨가 선고 형량의 절반을 복역하고 플리 바겐 조건을 지키면 국제수감자이송 프로그램을 신청해도 반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권씨는 선고 형량의 절반을 복역한 후 한국으로 송환을 요청해, 남은 형기를 한국에서 보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권씨는 미국 내 형사재판과는 별개로 한국에서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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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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