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Z세대가 정부의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안을 비판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열었습니다.

불가리아 총리는 결국 사임했다고 AFP·블룸버그 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현지시간 11일 보도했습니다.

유럽에서 Z세대가 주도한 시위로 지도자가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로센 젤랴스코프 불가리아 총리는 이날 야당이 제출한 정부 불신임안 의회 표결 직전 "시민들의 뜻은 존중돼야 한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불가리아 시민들은 내년 예산안에 담긴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 계획에 반대하며 연일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달 초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 등을 포함한 예산안을 철회했지만, 시위는 주요 도시 곳곳으로 확산했습니다.

불가리아 시민들은 내년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안이 정부의 부패를 감추기 위한 사실상의 세금 인상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 새 예산안이 공공 재정 관리기관의 부패를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내년 1월 1일로 예정된 유로화 도입 이후 물가 인상 우려도 민심을 자극했습니다.

불가리아는 2007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지만, 인플레이션 탓에 유로존 가입을 연기해 왔습니다.

이번 시위는 사회에 깊게 자리 잡은 지도층의 부패에 반발한 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인 Z세대 청년들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불가리아는 국제투명성기구(TI) 부패인식지수 조사에서 꾸준히 가장 부패한 유럽 국가 중 하나로 꼽혀왔습니다.

정부와 기득권에 분노한 Z세대의 시위는 불가리아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최근 수 개월간 들불처럼 번지는 추세입니다.

네팔과 마다가스카르, 모로코, 멕시코, 탄자니아 등지에서 부패와 불평등에 반발한 Z세대가 거리로 나와 반정부 시위를 펼쳤고, 일부 국가에서는 지도자가 물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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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