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등 각종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자 주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신용 한도대출·이하 마통) 사용액이 약 3년 만에 최대 규모로 불었습니다.

주택뿐 아니라 주식·금·가상화폐 등 다양한 종류의 자산 투자에 활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연말·연초 자금 수요가 많은 계절적 특성까지 겹쳐 당분간 마통 중심의 신용대출 증가세는 불가피할 거란 예상이 나옵니다.

오늘(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 NH농협)의 지난 11일 기준 개인 마통 잔액은 40조 7,58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통계는 실제로 사용된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잔액으로, 11월 말(40조 837억원) 이후 불과 열흘 남짓에 6,745억원 늘었습니다.

역대 월말 잔액과 비교했을 때 2022년 12월 말(42조 546억원) 이후 최대 기록입니다.

5대 은행의 마통 잔액은 저금리를 바탕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빚투(대출로 투자)가 한창이던 2021년 4월 말 52조 8,956억원까지 늘었습니다.

이후 금리 상승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계속 줄어 2023년 2월 말 이후 줄곧 30조원대에 머물다가 규제 풍선 효과와 빚투 열풍 등에 지난달 말 다시 40조원대에 올라섰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 마통 잔액은 하루 평균 613억원꼴로 불었는데, 이는 지난달(+205억원)의 약 3배에 이릅니다.

금융소비자들이 앞다퉈 마통을 쓰는 이유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레버리지(차입) 투자 열기가 지목됐습니다.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범위 내로 제한하는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중·저소득층의 경우 신용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는 반면 고소득·신용 차주의 투자 자금용 신용대출 수요가 이어지면서 마통 시장에도 양극화가 심해질 거란 예상입니다.

마통 중심의 신용대출 '쏠림' 현상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계대출 증가에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막히면서 당분간 마통 이용 규모가 늘어날 거라는 게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대조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11일 기준 768조 3,134억원으로, 이달 들어 1,79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하루 평균 증가액(+163억원)이 지난달(+504억원)의 약 3분의 1에 불과해 사실상 정체 상태입니다.

하지만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이미 6,059억원(105조 5,646억원→106조 1,705조원) 더 늘었습니다.

일평균 증가 속도(+551억원)도 지난달(+277억원)의 거의 두 배에 이릅니다.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내년 초에야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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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숙(js17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