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살처분에 항의해 지방정부 앞에 분뇨 뿌리는 프랑스 농민들[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프랑스 정부가 가축전염병 확산을 막으려고 가축들을 대거 살처분하자 분노한 축산농민들이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지방정부 청사에 가축 분뇨를 뿌리며 격렬히 시위를 벌였습니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프랑스24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2일 프랑스의 스페인 접경 지역 한 마을인 레보르드쉬르아리즈의 한 축산농가에서 소 한 마리가 럼피스킨병에 확진됐습니다.
이 병은 모기나 침파리 등 흡혈 곤충이 옮기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감염되면 고열, 피부 결절(혹)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병에 걸린 소는 식욕 부진, 우유 생산량 감소 등이 나타나 농가와 축산업에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이 마을에서 단 한 마리의 소에게만 럼피스킨을 확진했지만 예방 차원에서 곧바로 200마리가 넘는 가축을 대거 살처분했습니다.
그러자 이 지역 농민들이 그날 밤부터 트랙터와 트럭 등을 동원해 도로를 점거한 뒤 대형 천막과 크리스마스트리 조형물 등을 세우고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남부 도시 알비 인근의 한 마을에선 50여명의 농민이 국도를 점거하고 외곽순환도로 입구 등에 가축 분뇨를 살포하며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시위대는 경찰이 출동해 최루탄을 쏘는 등 진압에 나서자 해산했습니다.
트랙터 끌고 나와 고속도로 점거한 프랑스 축산농민들[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그러나 산발적 시위가 이어지면서 이 일대 A64 고속도로는 100㎞가 넘는 구간이 아직도 폐쇄된 상태라고 AFP통신은 전했습니다.
지방정부는 축산농가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면서 총리의 개입을 요구했습니다.
옥시타니광역주의 카롤 델가 주지사는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농민들은 가축들이 대량 살처분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커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그는 농민들은 왜 대량 살처분이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총리가 사태에 개입해 농민들과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대량 살처분은 불가피한 조처라며 필요시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드 브레종 정부 대변인은 이번 럼피스킨병 발견 뒤 "총 3천 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됐다"면서 "이것이 비극이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이는 프랑스 전체 가축의 0.02%에 불과하고, 나머지 가축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면서 필요시 추가 살처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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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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