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개구리 [ZSL 제공]은하개구리 [ZSL 제공]


멸종위기종 '은하개구리'가 희귀 동물을 촬영하려는 사진작가들이 서식지를 헤집은 탓에 무더기로 사라졌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한 연구진은 "개구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욕심이 그들을 과거의 유물로 만들어버린다면 '비극적인 아이러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17일(현지시간) 런던 동물학회(ZSL)는 파충류 학술지(Herpetology notes)에 인도 서고츠 산맥의 숲에 살던 멜라노바트라쿠스 인디쿠스, 이른바 은하개구리 개체군이 더 이상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멜라노바트라쿠스 인디쿠스는 길이가 2~3.5㎝에 불과한 작은 개구리로, 하늘색 반점과 주황색 무늬로 뒤덮인 독특한 생김새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별이 흩뿌려진 것 같아 '은하개구리'라고도 불립니다.

인도 서고츠 산맥 남쪽 숲에만 서식하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입니다.

연구진은 지난 2020년 초 서식지를 수 차례 방문해 한 통나무 밑에 최대 7마리의 개구리가 살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이 2021년 8월부터 2022년 5월 사이 해당 현장을 다시 찾았을 때 이들이 살던 통나무가 뒤집혀 있었고, 주변 식물들은 무언가에 짓밟힌 상태였습니다.

앞서 7마리나 발견됐던 은하개구리는 한 마리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 익명 제보자는 2020년 6월부터 2021년 4월 사이 사진작가들이 이 지역을 방문했으며, 이들이 통나무를 뒤집고 플래시를 터뜨리는 촬영으로 개구리의 탈수 및 스트레스를 유발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여러 사진작가들이 맨손으로 개구리를 만져 이들이 질병에 노출됐을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은하개구리 무리가 살던 통나무 [ZSL 제공]은하개구리 무리가 살던 통나무 [ZSL 제공]


이번에 발표된 논문의 주저자인 런던동물학회 소속 K.P. 라즈쿠마르 박사는 "이 슬픈 사건은 무분별한 사진 촬영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에 대한 명백한 경고"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은하 개구리는 독특한 색과 희소성 때문에 사진작가들에게 인기 있는 피사체"라면서 "이 특별한 개구리를 사진에 담으려는 이들이 의도치 않게 멸종에 기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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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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