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첨단 기술의 ‘미래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외국 정부와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등이 이끄는 팀이 가자지구를 대도시로 재건하겠다는 ‘프로젝트 선라이즈’ 계획의 초안을 마련했다고 현지 시각 19일 전했습니다.

32쪽 분량의 파워포인트로 작성된 이 계획에는 20년 이상에 걸쳐 가자지구 주민들을 텐트에서 펜트하우스로, 빈곤에서 번영으로 이끌겠다는 단계별 로드맵이 담긴 걸로 전해졌습니다.

계획에 따르면 우선 파괴된 건물과 불발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하 터널 등을 제거하고, 주택과 의료시설, 학교, 종교시설 등을 가자지구에 건설하게 됩니다.

이어 도로포장과 전력망 연결 등을 거쳐 해변 고급 부동산과 첨단 교통 허브 구축과 같은 장기적 목표를 시행합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10년간 총 1천121억 달러(약 166조 원)가 들어갈 걸로 예상되는데, 미국은 보조금과 채무 보증을 포함해 약 600억 달러의 재원 조성 과정에서 20%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역할을 맡겠다는 구상입니다.

이후 가자지구가 많은 프로젝트 자금을 자체 조달하고, 지역경제가 성장하면서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 걸로, 계획은 전망했습니다.

다만 재건 자금을 어느 국가나 기업이 부담할지, 재건 기간 동안 약 200만 명에 달하는 주민이 어디서 거주할지 등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또 가자지구 재건은 하마스의 완전한 비무장화 여부에 달렸다고 제안서는 지적했습니다.

안보 여건이 허락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빠르면 두 달 안에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일정도 내놓았습니다.

부유한 중동 국가를 비롯해 튀르키예, 이집트 등 잠재적인 기부국들에도 이 자료를 이미 전달했는데, 일부 당국자들은 하마스 무장 해제를 비롯한 계획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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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good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