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발급 위해 주한미국대사관 찾은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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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15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미국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2025년 9월15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미국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미국에서 일과 언어를 배우는 기회로 활용되는 J-1(비이민 교환방문) 비자 제도가 일부 악덕 업자들에 의해 '현대판 노예제'처럼 운영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J-1 비자를 미끼로 외국 학생·연수생들을 모집해 수수료 등을 챙기고 사실상 강제 노동에 내모는 악덕 업체들이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겁니다.

현지시간 25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J-1 비자 입국자 가운데 한국인 대학생 강모 씨 등의 사례를 조명했습니다.

강 씨는 지난 2023년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라는 J-1 비자 홍보 자료를 보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지원자를 모집하는 'J-1 비자 익스체인지'라는 단체에 수수료로 약 5천달러, 우리돈 약 725만원을 냈습니다.

현지의 취업박람회 등을 통해 강 씨 같은 이들을 모집하는 이런 단체는 이른바 '스폰서'로 불리는데, J-1 비자 학생·연수생을 모집해 미국 내 업체들과 연결·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강 씨는 인디애나주의 한 제철 공장에서 일하게 됐는데, 이곳에서 교육조차 거의 받지 못한 채 정화조 청소를 강요받았습니다.

이에 불만을 제기하자 강 씨는 해고당했고, 이후 소송을 제기했지만 자신이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스폰서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에는 강 씨의 사례처럼 각종 문화교류·업무교육 명목으로 운영되는 스폰서가 영리·비영리 재단 형태로 수두룩합니다.

1990년 세워진 '전세계 국제학생교류재단'(WISE·foundation for Worldwide International Student Exchange)도 그중 한 곳입니다.

2023년까지 연간 3,300명의 J-1 비자 노동자를 모집하고 있는 이곳은 수수료 수입만 490만달러에 이릅니다.

2012년 WISE 재단의 모집으로 입국한 외국 학생들은 알래스카주의 한 해산물 가공공장으로 보내졌는데, 이들은 길게는 하루 19시간에 달하는 중노동에 시달렸다면서 J-1 비자를 담당하는 국무부에 신고했습니다.

2018년에는 이 재단에 J-1 인턴십을 위해 1인당 2천달러를 내고 온 외국인 학생들이 뉴욕주의 한 산업용 온실로 보내졌다가 성희롱과 부상을 당하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그사이 WISE 재단을 세운 데이비드 달은 한해 52만달러를 받았고, 200평 넘는 저택으로 집을 옮기는 등 J-1 입국자들과 업체들로부터 받는 수수료 수입 등으로 배를 불렸습니다.

NYT는 국무부도 스폰서들의 파행적 운영 실태를 모르지 않지만, 형식적인 감독에만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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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경(highje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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