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SNS에서 "이코노미석에서도 질 높은 수면을 할 수 있다"며 몸을 웅크리는 형태의 '기내 수면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비상 상황 시에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현지시간 26일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틱톡에서는 비행기 좌석에 무릎을 접어 올린 뒤, 안전벨트를 두 다리에 감아 고정한 채 몸을 웅크린 자세로 잠을 청하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침대에서 몸을 웅크리고 자는 느낌을 재현해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틱톡 인플루언서들은 물론, 일반 여행객들도 잇따라 이 자세를 따라하며 숙면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시간 웅크린 자세를 유지하면 하체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심부정맥혈전증, 이른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고 경고했습니다.

혈전이 혈류를 타고 폐로 이동하면 자칫 치명적인 폐색전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신과 전문의 캐럴 리버먼 박사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매우 위험한 유행"이라며 "다리를 극도로 긴장되고 뒤틀린 상태로 만드는 이 자세는 심부정맥혈전증을 유발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리가 복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심혈관계에 부담을 줘 부정맥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안전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사라 넬슨 미국 승무원 노조위원장은 "안전벨트는 반드시 허리 아래에 낮고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며 "이는 권고가 아닌 규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승무원의 안전 지시를 무시하면 최대 3만 5천 달러(약 5천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전직 승무원인 재클린 휘트모어는 "이 자세는 기내 예절에도 어긋나는 무례한 행동"이라며 "불가피하게 웅크린 자세를 취해야 할 경우에는 신발을 벗고 깨끗한 양말을 신어야 하며, 옆이나 앞좌석 승객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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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흠(hu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