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원숭이 예수'와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세실리아 히메네스 [AP]2016년 3월 '원숭이 예수'와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세실리아 히메네스 [AP]19세기 예수 벽화를 '원숭이처럼' 복원한 것으로 유명해진 스페인 화가 세실리아 히메네스가 94세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30일(현지시간) BBC·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북동부 보르하의 에두아르도 아릴라 시장은 전날 히메네스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SNS를 통해 전했습니다.
지난 2012년 당시 81세였던 히메네스는 보르하의 미세리코르디아 성지 성당에 걸려 있던 19세기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의 벽화 '에케 호모'를 복원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당시 이 그림은 100년간 성당에 보관되는 과정에서 칠이 벗겨지는 등 상당 부분이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히메네스의 복원 결과물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예수의 형체가 뭉개지며 그림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나왔고, 특유의 멍한 표정 때문에 '원숭이 예수'라는 오명까지 얻었습니다.
세계적인 조롱에 시달리던 히메네스는 당시 불안 증상으로 몸무게가 17㎏나 빠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에케 호모 원본(좌)과 훼손된 모습(중간), 히메네스가 복원한 예수(우) 비교 [AP]에케 호모 원본(좌)과 훼손된 모습(중간), 히메네스가 복원한 예수(우) 비교 [AP]하지만 '원숭이 예수'가 본격적으로 '밈'이 되면서 반전이 생겼습니다.
연간 방문객이 5천 명에 불과했던 보르하는 1년 만에 4만 명 이상이 방문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보르하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금도 매년 1만 5천~2만 명 가량이 이곳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히메네스 또한 자신의 '악명'을 인정하기로 했는데, 오히려 그녀의 작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시회를 열고 작품을 판 돈을 자선 단체에 기부할 수도 있었습니다.
아릴라 시장은 "히메네스는 1931년 1월 23일 보르하에서 태어났고,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멋진 그림을 그렸다"면서 "특히 풍경화에 집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오랜 세월 베풀어준 헌신에 감사드린다"면서 "우리는 항상 당신을 기억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히메네스가 생전 그렸던 풍경화. 이베이 경매에서 판매됨 [이베이]히메네스가 생전 그렸던 풍경화. 이베이 경매에서 판매됨 [이베이]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박지운(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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