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정상화 화백이 향년 93세의 나이에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정상화 화백은 '뜯어내고 메우기'라는 독창적인 화풍으로 한국 미술을 세계에 알린 단색화의 거장입니다.

1932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인천사범학교 교사로 일하며 작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950년대 중후반부터 추상적 표현에 빠져들었고,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일본과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격자형 추상회화'라는 독자적 스타일을 구축했습니다.

고인의 작품은 그린다기보다 뜯어내고 메우기를 반복한 결과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캔버스에 5mm 두께로 고령토를 발라 말린 뒤 가로 세로로 접고, 고령토를 떼어내고 아크릴 물감을 바르는 과정을 되풀이합니다.

무늬를 새겨가며 여러 번 구워내 완성까지 1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고인의 작품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허쉬혼미술관과 홍콩 M+, 아랍에미리트 구겐하임 아부다비 등에 소장됐습니다.

2023년 갤러리현대에서 마지막 개인전을 한 고인은 당시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게 바보스럽지만, 한 작업을 오래 하면 자신만의 철학이 생겨난다"며 "사람이 사는 것도 결국은 반복"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0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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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끔(ou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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