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영덕고속도로 사고 현장[국토교통부 제공][국토교통부 제공]


지난달 사상자 15명을 낸 서산∼영덕고속도로 빙판길 연쇄 다중 추돌사고는 정부 감사 결과 제설제가 제대로 뿌려지지 않은 데다 초기 대응이 늦어진 등 전반적으로 조치가 미흡한 탓에 피해가 커진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0일 경북 서산∼영덕 고속도로 남상주 나들목(IC) 인근에서 발생한 연쇄 다중추돌 사고와 관련해 한국도로공사에 대해 실시한 긴급 감사 결과를 오늘(11일) 발표했습니다.

당시 사고는 3차례에 걸쳐 화물차 등 차량 20대가 다중 추돌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사고로 총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습니다.

국토부는 이번 감사 결과 도로공사의 제설제 예비 살포 기준 미준수, 재난대책본부의 부실한 운영, 사고 후속 대응 미흡 등 다수의 중대한 업무 부적정 사례가 확인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도로공사 보은지사의 경우 사고 구간에 비가 내려 노면이 젖어 있었고, 노면 온도가 영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돼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 발생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는데도 기상 상황을 잘못 판단해 사고 구간에 제설제 예비 살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세 번째 사고 발생 이후에야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초기 대응이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 등 재난이 발생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대책본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사장 등 지휘부가 관할 구간 내 미 제설 구간이 있다는 점을 파악하지 못해 추가 제설작업이 적기에 이뤄지지 못했다고 국토부는 지적했습니다.

사고 당일 기상청에서 도로가 얼어붙을 것으로 예보한 데 따라 통행 차량의 속도를 최대 50% 감속하도록 속도제한 표지(VSL)에 표출해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도로공사 본사의 경우 기상청과 협업해 구축 중인 도로 기상관측망을 통해 실시간 기상정보가 상황실 폐쇄회로TV(CCTV)와 내부 전산망을 통해 상세히 제공됐는데도 지사 등 상황실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미흡해 제설제 예비 살포 등 제설작업에 정보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점도 나타났습니다.

국토부는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도로공사에 '기관 경고' 조치를 하고 제도개선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제설업무를 부적정하게 한 관련자는 문책 조치를 하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에 감사 결과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고속도로 제설과 안전관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며 "업무 수행과정에서 확인된 위법·부당 사례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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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영(kwak_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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