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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여간 설탕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설탕 제조·판매사 3곳이 4천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들은 가격 변동 폭과 시기를 합의했고, 설탕을 사용하는 식품사에 이를 수용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당3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4,083억1,3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과징금 부과 규모는 그간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이고, 사업자 당 평균 부과 금액은 1,361억원으로 최대 금액입니다.

사업자별 과징금은 CJ제일제당 1,506억8,900만원, 삼양사 1,302억5,100만원, 대한제당 1,273억7,300만원입니다.

시정명령의 경우 법 위반행위 금지를 비롯해 향후 3년간 설탕 가격의 변경 현황을 연 2회 서면 보고도하도록 가격 변경 내역 보고명령도 포함됐습니다.

그 외에도 법위반사실 통지명령, 임직원 교육실시 및 보고명령, 영업팀 담합 여부 자체조사 및 보고명령, 담합 가담자에 대한 징계규정 신설 및 보고명령도 부과했습니다.

공정위는 가격 재결정명령도 검토했으나, 현재 법위반 상태 또는 법위반 행위 효과가 지속되고 있지 않아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CJ제일제당 내부 이메일 자료. 수요처 대상 가격 변경 협상 주도 내역.[공정거래위원회 제공][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4년여간 설탕 판매가격 담합…"소비자 고통"

공정위에 따르면 제당3사는 지난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 변경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습니다.

가격 인상 합의는 6차례, 인하 합의는 2차례였습니다.

이들은 설탕 주재료인 원당의 가격이 오르면 원가상승분을 신속히 반영하려 했고, 가격인상을 수용하지 않는 수요처에 대해선 3사가 공동으로 압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반면 원당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이를 설탕 가격에 더 늦게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원당가격 하락폭보다 설탕 가격을 더 적게 인하했고 인하 시기 역시 지연되도록 합의했습니다.

이들은 대표급, 본부장급, 영업임원급, 영업팀장급 등 직급별로 모여 가격을 합의했는데 대표·본부장급 모임에서는 개략적인 가격 인상 방안이나 3사간 협력 강화 방안 등을 합의했습니다.

영업임원이나 영업팀장들은 최대 월 9차례 모여 가격변경 시기와 폭, 거래처별 협의 시기를 논의한 데 이어 협의가 잘 안될 경우 대응방안 등 세부 실행방안을 합의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합의가 완료되면 전체 거래처에 가격변경 계획을 통지하고, 각 수요처별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제당사가 협상을 주도해 그 경과를 수시로 공유했습니다.

공정위는 "설탕 제조사들이 중대한 경제법위반 행위(담합)를 통해, 전 국민이 코로나19와 경기침체 등으로 고통받는 시기에 고통을 국민에게 가중시키고 부당이득을 추구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가진 제당3사는 가격 인상 및 인하폭 조정에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아 이익을 극대화한 데 반해, 수요처들은 가격인상 압박을 받게 됐고 최종적으로 식료품 구매 소비자들 역시 피해를 입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2024년 기준 제당3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약 89%에 이릅니다.

제당3사 설탕가격 담합행위 정황 증거[공정거래위원회 제공][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제당3사 담합 되풀이…공정위 조사 개시에도 담합 이어와

공정위는 이들이 지난 2007년 같은 혐의로 제재를 받은 바 있음에도 다시 담합했음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지난 2024년 3월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후에도 1년 이상 담합행위를 이어왔고, 공정위 조사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 논의를 하기까지 했다는 설명입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당3사는 담합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실제 대면 만남 또는 전화통화로만 연락을 주고받았으나 공정위는 일부 정황증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발견된 대한제당 내부 보고자료를 보면, 실수요처에 가격 인상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하기 위해 정리된 내용에서 'CJ(제일제당) 제안사항'이라는 필체가 눈에 띕니다.

담당자간 채팅방에서는 CJ제일제당 측 임원과 대화록을 공유하면서 'C사가 결심을 한 것 같다', '금요일에 아이디어 많이 가져와 달라 한다'는 등의 발언이 포착됐습니다.

가격 담합을 위해 가격 조정 폭 등을 제안하고, 이를 실제 대면 모임에서 구체적으로 모의한 것이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공정위는 이러한 정황증거를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수요처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까지 벌인 끝에 구체적 담합 혐의를 확인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분야의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설탕 외에 현재 진행 중인 밀가루, 전분당, 계란, 돼지고기 등 담합 사건도 신속하게 처리해 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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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별(good_sta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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