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러시아 드론 공격받은 우크라 오데사 항구[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미국의 이란 공격이 중장기 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종전 논의를 이끌던 미국이 전쟁 당사자가 되면서 지지부진하던 협상은 동력이 더 떨어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현지시간 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 밤새 우크라이나 남부 물류허브 오데사 지역의 항만과 교통 인프라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습니다.
이번 공격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화물 창고와 도로용 컨테이너 등이 파손됐습니다.
혹한기 난방 차단을 노리고 에너지 시설에 폭탄을 퍼붓던 러시아는 날씨가 풀리면서 물류 거점으로 표적을 옮기고 있습니다.
오데사 지역은 지난달 23일에도 러시아의 드론 공격을 받아 민간인 2명이 숨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업계에 따르면 오데사 항구의 수출 능력은 전쟁 이전과 비교해 최대 30% 감소했습니다.
종전 협상과 무관하게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미·러·우크라이나 3자 종전 협상이 불투명해졌습니다.
종전 논의를 이끌었던 미국이 전쟁 당사자로 뛰어든 탓에 당분간 적극적인 중재 여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탓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일 "중동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협상 장소가 변경될 수 있지만 아직 협상이 취소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3자 협상은 세 차례 논의에도 결정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모두 이미 동력이 고갈된 상황입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영토 의제에서 더 진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종전 협상 중단을 내부적으로 비중 있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날 발표된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KIIS) 여론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의 약 70%는 3자 협상이 지속적인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3자 협상 자체가 한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연기되면 종전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4∼5주' 이상의 중장기 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우크라이나에 공급해온 무기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방공망 강화에 안간힘을 써온 우크라이나로서는 작지 않은 악재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이란 장기전이 우리의 가용한 방공 수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도 이란에서 샤헤드 전투 드론을 공급받았지만, 최근 대부분 물량을 자체 생산으로 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란이 러시아를 지원해 왔다는 점을 부각하며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내심 미국의 반이란 정서가 '반푸틴'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당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현지 매체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우크라이나 정치분석가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키이우인디펜던트에 "트럼프가 이란이나 베네수엘라에 대해 한 것을 그대로 중국과 러시아에 할 수는 없다"며 "다만 트럼프와 푸틴 간 상호 인식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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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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