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결국 시장이 우려하던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겼습니다.

세계적 원유 교역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전 세계 원유 공급망이 흔들리고, 원유 저장 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른 중동의 주요 산유국이 잇따라 감산에 나서면서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최악의 에너지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이란 전쟁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에너지 시장에 197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충격이 가해져 그 여파가 세계 경제에 연쇄적으로 퍼지고 있다고 현지시간 8일 보도했습니다.

WSJ,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이 사실상 멈추면서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쿠웨이트 등 중동의 주요 산유국은 수출길이 막히면서 저장 시설이 포화 상태에 달하자 고육지책으로 감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라크는 원유 생산 중심인 남부 유전 생산량이 하루 130만배럴로 전쟁 이전과 비교해 70%가량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쿠웨이트의 쿠웨이트석유공사(KPC)는 지난 7일 원유 수출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습니다.

불가항력은 전쟁, 자연재해 등 통제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해도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는 조항입니다.

UAE의 아부다비국가석유공사(ADNOC)도 해상 유전의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란은 애초 미국의 장기 경제 제재로 중국 등에 제한적으로 석유를 수출해왔지만, 이번 전쟁 여파로 수출 물량이 급감했고 이스라엘의 석유 시설 공습 등으로 큰 타격을 입은 상태입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부회장이자 에너지 전문가인 다니엘 여긴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전 세계는 하루 원유 생산량 기준으로 역사상 가장 거대한 공급 충격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런 파행이 수주간 지속되면 세계 경제 전반에 유례없는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이번 사태가 이란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란이 에너지 시설과 운송로를 계속 타격하는 건 미국과 서방 측이 느끼는 전쟁의 고통을 극대화해 트럼프 행정부를 물러서게 하려는 전략이라는 겁니다.

에너지 전문 글로벌 헤지펀드인 갈로 파트너스의 마이클 알파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의 우라늄 시설 확보를 위해 특수부대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레바논, 러시아, 중국 등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번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했습니다.

이어 "단기적으로 원유 가격에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웃돈)이 계속 반영될 것이고, 유가가 하향 안정화하기 전에 더 높게 오르는 과정을 거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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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경(highje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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