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K 지도자 마리암 라자비 사진을 흔드는 파리 내 이란 반정부 시위대 모습[EPA 연합뉴스][EPA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한 후 이란 망명 세력들이 미국으로부터 '미래 권력'으로 낙점받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지난 2002년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을 축출한 후 의사 출신인 아야드 알라위를 임시정부 총리직에 오르게 한 전례가 있습니다.

이를 기억하는 이란 망명 세력은 미국을 향해 '구애'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현지시간 1일 보도했습니다.

가장 활발하게 로비 중인 세력은 이란 출신 망명자 정치집단 '피플스 무자헤딘 오브 이란'(무자헤딘에할크·MEK)입니다.

파리에 본부를 둔 MEK는 이란 내부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과 교류하며 미국 정계와 강력한 유대 관계를 쌓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미국 내 대표적 MEK 지원 인물로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CIA 국장,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루디 줄리아니, 미 의회 소요 사태 선동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재판을 받았을 당시 그를 변호한 앨런 더쇼위츠 등이 꼽힙니다.

줄리아니는 미국의 이란 공습 개시 이틀 뒤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MEK 지도자인 마리암 라자비가 임시정부를 선포한다고 발표한 동영상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가디언은 일각에서 MEK를 광신적 종교집단으로 묘사한다며, 이들이 과거 이라크 후세인 정권과 연계됐다는 의혹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1970년대 이란 내부에서 테러를 감행해 테헤란에서 국방 분야 프로젝트에 참여하던 미군과 민간인 여러 명을 살해한 이력이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이 단체는 1997년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조직으로 지정됐으나, 미국 정치권을 설득한 끝에 2012년 테러 단체 지정 해제를 얻어냈습니다.

레자 팔레비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시위하는 호주 내 이란인[AFP 연합뉴스][AFP 연합뉴스]


지난해 말 이란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주목받은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도 정권을 노리는 세력 중 하나입니다.

그는 SNS를 통해 "이란 국민이 정권 교체 후 과도기를 이끌어달라고 요청했다"며 "나는 그 책임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지난 2일 폭스뉴스에 "최후의 전투를 위해 동포들 옆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망명 생활을 마치고 귀국할 준비가 됐다고도 말했습니다.

하지만 레자 팔레비의 과거 언행을 볼 때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적대감이 극에 달한 이란 국민이 그를 지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가디언은 분석했습니다.

그는 지난 2023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환영을 받으며 이스라엘을 방문했고, 지난 1월에는 "평화를 추구하고 악의 세력과 싸우는 사람으로서 확고한 유산을 만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칭송하기도 했습니다.

라자비와 레자 팔레비 모두 미국의 공식적인 지지는 받지 못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둘 중 한 명을 지도자로 지명해도 이들이 이란 사회가 신뢰할 만한 지도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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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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