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버츠 미국 대법원장[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존 로버츠 미국 연방 대법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초대 대법원장을 언급하며 사법부가 갖춰야 할 용기와 법치주의를 강조했습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현지시간 17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라이스대 베이커 공공정책연구소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초대 대법원장인 존 제이를 두고 "엄청난 용기를 보여줬고 사법부가 독립돼 있다는 기틀을 세웠다"라고 말했습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영불 전쟁 와중에 제이 대법원장을 불러 중립법 위반 여부를 묻자, 그가 "대답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나는 당신의 법무부 장관도, 변호사도 아니고 또 다른 정부(사법부)의 수장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이날 좌담회는 지난 2월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한 뒤 로버츠 대법원장이 처음 입을 여는 공식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습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법관을 향해 공격적인 발언이 쏟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그는 "법관에게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숙명"이라면서도 "개인을 향한 적대감은 위험하고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2005년 9월 제17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했습니다.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50세로 젊은 그를 연방 최고 사법기관의 수장으로 지명한 것은 그의 보수 성향과 신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수 성향이긴 하지만 이번 트럼프 행정부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비롯해 과거 '오바마 케어' 개혁안 등 굵직한 판결에서 보수 진영에 '뼈아픈' 한 표를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보수 성향의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지만 종종 진보적인 판결을 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대법관들이 임명자의 견해를 이어간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저를 임명한 것은 20년 전이고, 제가 그의 아젠다를 어떻게든 수행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누군가를 임명했지만, 그들이 바뀌는 것을 보며 놀라는 일은 역사에서 끊임없이 반복됐다"라며 "진보와 보수 모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법치주의의 가치에 대한 강조도 여러 차례 이뤄졌습니다.

그는 변호사 시절의 경험으로 법치주의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밝히며, "(9명의 대법관 가운데) 5명만 설득하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국 행정부도 물러나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것이 법치주의의 본질"이라며 "국가보다도 일반인을 대리했을 때 이를 더 생생하게 느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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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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