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반대하며 사의를 표명한 미 대테러 수장 조 켄트[AP=연합뉴스 제공][AP=연합뉴스 제공]


현지시간 17일 조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센터장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고위직 중 처음 이란 전쟁에 반발해 사임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 지지층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지 주목됩니다.

켄트 센터장은 소셜미디어 X 게시물에 공개한 사직서에서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 그들의 강력한 미국 로비의 압박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린베레(미국 육군 특수작전부대) 출신인 켄트 센터장은 직속상관인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불필요한 대외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고립주의 성향의 인사입니다.

켄트는 트럼프가 패한 2020년 11월 대통령 선거가 조작됐고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이 연방정부 요원들에 의해 촉발됐다고 주장해 왔으며, 백인우월주의자들과 극우집단과도 연계가 있어 지난해 여름 임명 청문회 당시 논란이 컸습니다.

켄트 센터장의 사표를 받아 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나는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항상 생각했지만, 안보에는 매우 약하다고 늘 생각했다"며 "이란이 위협이 아니라고 말해온 그가 물러나서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켄트가 조직에서 겉돌았고 현실감각이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마가 인사로 유명한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은 켄트를 "위대한 미국 영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란을 상대로 공격을 개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지지자들 사이에서 견해차가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보수 논객 터커 칼슨과 메긴 켈리는 전쟁 개시 결정을 비판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마가가 아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다른 보수 논객인 벤 샤피로와 마크 레빈은 이란 공격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실익이 없이 계속되는 '영원한 전쟁'을 피하고 국제 이슈에 대한 모험주의적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습니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미국인들의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미국의 등록유권자 753명을 상대로 NBC 뉴스가 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해서는 안 됐다는 의견을 가진 이는 민주당 지지자 중 89%, 무소속 유권자 중 58%였습니다.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는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이 15%에 불과했으며 77%는 공격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자신을 '마가'로 규정하는 이들은 90%가 트럼프의 전쟁에 찬성했으나 자신을 '마가'라고 규정하지 않는 공화당 지지자들은 찬성 비율이 54%로 낮았습니다.

올해만 따져도 트럼프 대통령은 굵직한 대외 개입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베네수엘라에서 생포해 미국으로 압송했으며, 이란 최고 지도자와 안보당국 수장 등 핵심 측근들을 제거했습니다.

쿠바가 트럼프의 다음 목표물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에는 그린란드 합병 추진 발언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타임은 "지금까지 트럼프 지지층 대부분은 그를 지지해 왔지만, 켄트의 이탈은 마가 추종자 중 상당수가 자신들이 투표했던 고립주의자(트럼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의아해하며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초기 징후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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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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