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바프 의장[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최후통첩'이 만료되기 몇 시간 전 돌연 협상을 선언한 가운데 유력한 파트너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현지시간 23일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갈리바프 의장이 유력한 협상 파트너이자 휴전 이후 이란의 차기 지도자로도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갈리바프 의장이 "유력한 선택지"라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며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백악관이 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는 인물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여러 후보군을 자세히 검증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폴리티코는 협상 파트너를 물색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이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파가 커지는 상황에서 출구를 모색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석유에 관심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서도 베네수엘라 때와 같은 모델을 적용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고 부통령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를 임시 대통령으로 내세운 뒤 베네수엘라의 석유 이권에 손을 뻗은 것처럼 이란에서도 유사한 합의가 가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원유 수출 허브인 하르그섬을 공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란에 베네수엘라 모델을 적용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팀과 가까운 한 인사는 "중재자를 통해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면 좋은 일이고 출구전략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도 좋은 일"이라면서도 "이란은 타격을 입었어도 여전히 우리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왔으며 그들이 순순히 굴복해서 트럼프에게 석유를 내줄리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과 접촉 중인 걸프국의 한 당국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상황을 과장해 자신이 스스로 정했던 최후통첩 시한을 연장할 구실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시간을 벌고 시장을 안정시키려 하는 것"이라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진심으로 타협점을 찾고 싶어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란이 거절하도록 비현실적인 요구를 내세우고 있는지다"고 평가했습니다.
갈리바프 의장이 협상에 어느 정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도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합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961년생인 갈리바프 의장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서 경력을 쌓았고 테헤란 시장을 지낸 보수 강경파입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측근으로도 분류됩니다.
2005년과 2014년, 2024년 세 차례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만큼 야심가로도 평가됩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담당 선임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갈리바프는 전형적인 내부 인사"라며 "야망 있고 현실적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란 체제 유지에 헌신하고 있는 만큼 미국에 의미 있는 양보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이어 "설령 갈리바프가 한계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이란의 군부와 안보 엘리트 집단이 그를 제지할 것"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행동 이후 이란은 깊은 불신으로 가득 차 있고 어떤 합의 조건도 믿을만한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갈리바프는 미국과 협상을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과 어떤 협상도 없었다"며 "이런 가짜뉴스는 금융·석유 사장을 조작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갇힌 수렁에서 탈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다만 이란 외무부는 미국과 간접적으로 의사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우방국들을 통해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의 협상 요청 메시지를 받았으며 이란의 원칙적 입장에 따라 적절히 응답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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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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