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나선 오르반 헝가리 총리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헝가리 카포슈바르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Denes Erdos/AP)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헝가리 카포슈바르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Denes Erdos/AP)러시아 정보기관이 올해 4월에 있을 헝가리 총선을 앞두고 빅토르 오르반(이하 '오르반') 총리를 지원하기 위한 극단적인 선거 개입 전략을 검토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현지시간 21일 미 워싱턴포스트는 유럽 정보당국이 입수해 진위를 확인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요원들은 오르반의 지지율 하락을 우려하며 선거 판도를 뒤집기 위한 방안으로 일명 ‘게임 체인저(Gamechanger)’ 전략을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전략은 선거 캠페인의 전반적인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것으로, 헝가리 현직 총리인 오르반에 대한 암살 시도를 연출하는 방안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요원들은 보고서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선거 쟁점이 사회경제적 문제에서 감정적 영역으로 이동하고, 국가 안보와 체제 안정이 핵심 이슈로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2024년 7월 미국 대선 유세 중에 발생한 총격 사건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는 총알이 목에 스치며 다쳤고, 이 사건은 당시의 상징적인 사진과 함께 그의 강인함을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과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직 오르반을 겨냥한 물리적 공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제안 자체가 헝가리 선거에서 러시아가 갖는 이해관계의 크기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오르반이 오랜 기간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이를 통해 러시아는 나토(NATO)와 유럽연합(EU) 내부에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오르반이 반부패 개혁을 내세운 상대 후보 페테르 마자르에게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 요원들은 보고서에서 “국민의 52.3%가 현 상황에 불만을 느끼고 있으며, 여당 지지 기반인 농촌 지역에서도 불만이 50.8%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선거에는 미국 등 다른 외부 세력의 영향력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부다페스트를 방문해 오르반에게 “당신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이라고 말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적인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다만 러시아발 헝가리 총선 개입은 이보다 직접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일부 서방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오르반을 통해 EU 주요 정책을 견제하고, 미국 보수 진영과의 연결 고리를 유지해 온 만큼 그의 권력 유지를 핵심 전략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추가 문건에는 야당 후보를 겨냥한 구체적인 공작 계획도 담겼습니다.
일부 후보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 영상을 제작해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폭행 의혹을 조작하고 이를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시키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헝가리 전 외교정보 부국장 안드라스 텔케시는 “집권 세력 내 (선거 패배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무리한 선택이 나올 수 있다”며 “러시아는 오르반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고, 헝가리를 자국 영향권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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