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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의 공세를 막아냈습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이사회의 권한 침해'를 이유로 사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팰리서가 제안한 지배구조 개편안은 대거 부결됐습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외부 세력의 지배구조 압박 우려를 털어내고 경영 자율성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화학 제2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2안(정관 변경의 건) 안건 중 '제2-7호(권고적 주주제안의 도입)' 건은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 중 찬성표가 약 23%에 그쳐 부결됨에 따라, 이와 연동된 팰리서 측의 제3호 의안(주주제안의 건)이 자동 폐기됐습니다.

이어 '제2-8호(선임독립이사 선임)' 건 역시 찬성표가 약 17%에 머물며 특별 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무산됐습니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양측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팰리서 측은 "LG화학의 심각한 저평가는 몇 년 전 이뤄졌던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 및 중복상장에서 비롯됐다"며 "우리 목표는 LG화학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는 데 있다"며 주주들에게 안건의 찬성을 호소했습니다.

이에 사측은 "권고적 주주제안의 긍정적 취지를 인지하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서 관련 법령 및 도입 사례가 미비하다"며 "팰리서의 제안 내용은 매우 포괄적이고 기업의 합리적 보호 조치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운영상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반대 근거를 밝혔습니다.

앞서 팰리서는 주총을 앞두고 LG화학에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선임독립이사 선임,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 규모 확대 및 자기주식 매입·소각 등을 요구했습니다.

또 기존 경영진 보상 계획에 주식연계보상을 도입하고, 순자산가치(NAV) 할인율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경영진 핵심성과지표(KPI) 반영도 제안했습니다.

팰리서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사측의 승리로 끝났는데, 이러한 결과에는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지난 26일 팰리서의 주주제안에 반대하기로 결의한 바 있습니다.

수탁위는 팰리서의 제안이 이사회의 권한을 제한할 뿐 아니라 "이미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 계획을 공시한 상황에서 주주제안을 따를 경우 오히려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선임독립이사 선임 건과 관련해서도 "이미 LG화학은 현재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이고, 대표이사와 분리돼 있다"며 팰리서 측 요구의 명분이 부족함을 명시했습니다.

LG화학은 지난달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했습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CEO로 내정된 김동춘 사장이 신규 사내이사에 선임됐으며,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습니다.

김 사장은 주총 후 취재진과 만나 가동을 멈춘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에 대해 "완전히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며, 수급 상황과 시장 여건에 따라 (향후 운영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나프타 수급 계획에 대해서는 "미국의 제재 허용 범위 내에서 조달해왔으나, 현재는 추가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은 전날 러시아산 나프타 2만7천톤(t)을 확보해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로 반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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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숙(js1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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