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학습 중인 미국의 한 교실[AP=연합뉴스][AP=연합뉴스]


미국 스타트업 업계가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인공지능(AI) 분야 고급 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30일 보도했습니다.

AI 인재를 모시기 위한 쟁탈전으로 인해 급여를 낮게 책정하는 대신 미래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스톡옵션을 제공해 온 스타트업의 전통적인 보상 체계마저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채용업체 퀀텀의 크리스 바스케스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경력이 9개월에 불과한 수학경시대회 우승자 출신 지원자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대가로 40만 달러(약 6억 원)의 기본급을 제안받았습니다.

또 초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채용된 매사추세츠공대(MIT) 졸업자의 연봉은 22만 달러(약 3억 3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바스케스 CEO는 명문대 출신 컴퓨터공학 전공자로 경력이 1∼2년만 돼도 연봉이 25만∼30만 달러에 달하는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연봉은 17만 달러 수준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전에는 창업 초기 단계 기업에서 연봉이 30만 달러를 넘는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수준의 현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성과에 따라 연봉의 30%까지 현금 보너스도 제공합니다.

실제로 급여 데이터 플랫폼인 'Levels.fyi'에 따르면 벤처 투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의 중간값은 2022년 16만 달러에서 올해 20만 달러로 25%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지분 보상을 포함한 총보상액 증가율은 18%에 그쳤습니다.

이처럼 보상 체계가 현금 위주로 재편된 것은 막대한 벤처 자금을 확보한 AI 스타트업들이 치열한 영입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조직을 작고 효율적으로 유지하려는 스타트업 특성상 전체 지원자의 최상위 5∼10%에 해당하는 핵심 인재에게만 제안이 몰리면서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채용기업 캔디데이트랩스의 마이클 장 CEO는 "모두가 제한된 인력 풀에서 채용하길 원한다"라며 "1년 전만 해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보상액이 이제는 아무 의문도 제기하지 않고 지급해도 되는 수준으로 여겨지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스타트업 직원들이 주식을 현금화하는 시기가 빨라진 것도 새로운 현상입니다.

이전에는 상장(IPO)이나 기업 매각까지 기다려야 스톡옵션으로 받은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지분 공개 매수 행사를 통해 외부 투자자에게 지분을 팔아치울 수 있게 됐습니다.

공개 매수 자체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최근 수년간 훨씬 더 잦아지는 양상입니다.

또 일정 재직 기간을 채워야 지분을 주는 '베스팅 클리프' 제도를 폐지해 입사 직후부터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한 스타트업이 늘어난 것도 인재 영입 경쟁의 산물입니다.

실제로 세계 최대 규모 스타트업으로 손꼽히는 오픈AI만 해도 수차례 지분 공개 매수를 진행하고, 베스팅 클리프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금 중심 보상 때문에 스타트업이 인재를 계속 붙잡아두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합니다.

수년간 묶여있는 주식 보상이 과거 직원들의 근속을 유도했지만, 지금은 인재들이 더 많은 현금 보상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언제든 옮겨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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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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