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시설[EPA=연합뉴스 제공][EPA=연합뉴스 제공]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고심하는 중동 산유국들 사이에서 송유관 건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기존 송유관 확장 및 신규 건설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섰습니다.
특히 이란이 전쟁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함에 따라 주변 산유국들의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는 1980년대에 건설한 1천200km 길이의 송유관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송유관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천만 배럴이 넘는 원유 생산량 가운데 약 700만 배럴을 송유관을 통해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얀부항을 통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외국으로 수출할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송유관이 현재 가장 중요한 수출 경로"라고 설명했습니다.
UAE는 아부다비에서 생산한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 출구 부근의 푸자이라로 보내는 송유관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중동 산유국들은 송유관 건설을 추진했지만, 높은 비용과 기술적인 어려움 탓에 무산됐습니다.
또한 건설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안전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슬람국가(IS) 등 무장세력의 위협이 여전하고, 과거 각종 전쟁 과정에서 발사된 미폭발 폭탄이 산재한 지역도 통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송유관 건설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입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중동 분야 선임 고문 마이순 카파피는 "모두가 지도를 보면서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며 "논의가 훨씬 진전된 단계로 넘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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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good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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