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로버츠 스미스[EPA/연합뉴스][EPA/연합뉴스]


호주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해 최고 무공훈장을 받은 '전쟁영웅'이 비무장 아프간 민간인 5명 살해와 관련된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현지시간 8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호주 연방경찰은 호주 공수특전단(SAS) 출신 퇴역 군인 벤 로버츠 스미스(48)를 5건의 전쟁범죄에 따른 살인 혐의로 체포·기소했습니다.

크리시 배럿 호주 연방경찰청장은 "로버츠 스미스가 2009~2012년 아프간전 참전 당시 현지 민간인 여러 명의 불법 살해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배럿 청장은 "로버츠 스미스 또는 그의 명령을 받은 호주군이 구금된 비무장 아프간 민간인들에게 총격을 가한 혐의"라고 설명했습니다.

로버츠 스미스는 유죄가 입증되면 최대 종신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프간전에 6차례 파병된 그는 여러 공적으로 2011년 영연방 최고 무공훈장인 빅토리아 십자훈장(VC)을 받았습니다.

그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알현하고, '올해의 아버지'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전쟁영웅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호주 전쟁박물관에는 그의 초상화가 걸려있습니다.

하지만 2018년 호주 매체들이 "그가 비무장 아프간 민간인에게 수갑을 채운 채 절벽에서 발로 차 떨어뜨리고 부하들에게 그를 사살하도록 명령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로버츠 스미스는 해당 매체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민사 소송을 냈습니다.

그러나 2023년 호주 법원은 그가 아프간 파병 당시 민간인들을 사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습니다.

2020년 호주 정부의 아프간 전쟁범죄 특별조사관인 폴 브레레턴 판사는 "아프간에 파병된 전·현직 호주군 특수부대원 25명이 39명을 불법적으로 살해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다만 이와 관련된 전쟁범죄 수사는 2021년 탈레반 정권의 아프간 재집권과 관련 증인의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호주는 2001년 아프간전 발발 이후 20년간 총 3만 9천여 명의 병력을 파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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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naky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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