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 청년 '차별 없는 세상으로'…장례식 엄수

[앵커]

백인 경관의 총에 목숨을 잃은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의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해 떠났습니다.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장례식이 엄수됐다고 합니다.

댈러스에서 장현구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지난 9일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관의 총에 사망한 브라운의 장례식이 사건 발생 열 엿새 만에 미국 세인트루이스시 한 침례교회에서 엄수됐습니다.

교회 예배당 안팎이 추모객으로 가득 찼고, 제시 잭슨 목사,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등 흑인 인권 운동에 앞장서 온 유명인들도 함께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관리 3명을 장례식장에 보냈습니다.

장례식은 제발 오늘 하루만큼은 평화로웠으면 좋겠다던 브라운의 아버지의 바람대로 경찰과 충돌없이 차분하게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추모사에는 여전히 깊은 분노가 담겨 있었습니다.

<찰스 유잉 목사 / 브라운 친척> "브라운의 피가 복수를 위해, 정의를 위해 지하에서 울고 있습니다. 브라운의 눈물뿐만 아니라 샌디훅 초등학교, 콜럼바인 학살, 흑인에 대한 범죄 등 총기 사고로 죽은 이들이 모두 지하에서 웁니다."

장례식장 안팎에 있던 사람들은 정의 없이는 평화는 없다며 윌슨 경관의 기소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윌슨 경관이 기소될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알 샤프턴 / 목사> "미국 내 어떤 사회도 18살 난 소년이 거리에 4시간 반 동안 쓰러져 방치돼 있는 걸 용납하지 못할 것이며 우리 역시 그렇습니다. 이 소년의 목숨의 가치는 누군가에 의해 반드시 응분의 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이제 공은 윌슨 경관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기소권을 쥔 검사가 경찰과 인연이 깊은 백인이고 12명의 배심원 중 9명이 백인이라는 사실이 새로운 갈등을 낳고 있습니다.

연방 정부가 공정한 수사를 다짐한 상태에서 이제 대배심의 결정에 미국의 흑·백 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댈러스에서 연합뉴스 장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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