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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 일가족 또 자살…가슴 먹먹한 '여중생 유서'

[투나잇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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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가족은 영원히 함께할 것이기 때문에 행복하게 죽는다"는 유서를 남기고 떠난 인천의 12살 소녀가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60대 독거노인은 자신의 장례비와 수도요금, 시신을 수습해줄 사람을 위한 '국밥값' 봉투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일들이 계속돼야 할까요.

성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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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주안동의 빌라.

지난달 30일 이곳에서 중학교 1학년 이모 양과 아버지, 어머니가 안방에 연탄불을 피워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양이 이틀간 결석하자 담임교사가 집으로 찾아왔다 신고한 겁니다.

<이웃 주민> "문을 때려 부수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경찰이 왔다갔다 하더라고요. 이 집이 좀 이상해서 좀 봐야지 안되겠다고..."

이양의 어머니는 유서에서 "생활고로 힘들다. 혹시라도 우리가 살아서 발견된다면 응급처치는 하지 말고 그냥 떠날 수 있게 해달라. 뒷일은 남편이 해줬으면 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양은 "그동안 아빠 말을 안 들어 죄송하다. 나는 엄마하고 있는 게 더 좋다. 우리 가족은 영원히 함께할 것이기에 슬프지 않다"는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경찰은 외부인의 출입 흔적이 없는 점 등에 비춰 모녀가 먼저 자살한 뒤 아버지가 뒤따라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같은 동네 주민> "(여중생 아버지가) 경매업자인데 집을 많이 사고 그러니까 빚을 많이 졌겠지 뭐. 생활고에 쪼달리고 그러니까..."

경찰은 가계를 책임지던 어머니마저 지난 9월 직장을 그만둔 뒤 마이너스 통장 만기일이 다가오는 등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보고 정확한 부채 규모를 조사중입니다.

올해 2월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진 '송파 세모녀 사건'으로 다양한 대책이 나왔지만, 사회안전망에는 여전히 구멍이 많아 보입니다.

뉴스Y 성혜미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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