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재우기ㆍ물 고문…CIA 고문 백태

[앵커]

오늘 공개된 미국 CIA 고문실태 보고서에는 다양한 형태의 잔혹한 고문 방법이 소개됐습니다.

물 고문만 해도 여러 형태로 변형해 이뤄졌고 일주일 동안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도 있었다고 합니다.

워싱턴에서 김세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상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CIA의 해외 비밀 수감시설에서는 '강화된 심문기법'이라는 이름으로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잔혹한 고문이 이뤄졌습니다.

우선 다양한 형태의 물고문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고문 대상자를 눕힌 뒤 얼굴로 물을 떨어뜨리는 워터 보딩, 직장에 물을 직접 주입하는 고문 등이 그것입니다.

30분 이상 워터 보딩이라는 고문을 지속하는가 하면 어떤 용의자에게는 백 여든세차례나 워터보딩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신적 고통을 극대화하려는 '감각 이탈' 고문도 자행됐습니다.

고문 대상자의 모든 체모를 깎아 옷을 벗긴 뒤 냉기가 도는 흰 방에 넣고 큰 소리의 음악을 계속 듣도록 한 고문이 대표적입니다.

눈을 가린 채 전동드릴을 작동시키고 빗자루 손잡이를 성고문 도구로 쓰겠다고 협박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여러 종류를 혼합한 고문으로 일주일 이상 잠을 재우지 않는가 하면 17일 연속 고문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2년 벽에 고정된 쇠사슬에 묶인 한 용의자가 저체온증으로 숨진 사실도 이번에 밝혀졌습니다.

보고서는 이런 고문 행위에 대해 "정책 결정자들에게 보고된 것보다 훨씬 더 잔혹하고 야만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당장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인권 특별보고관은 성명에서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고문에 책임 있는 CIA 및 정부 관리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번 보고서 공개로 미국으로서는 테러집단의 보복 위협과 함께 국제사회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 김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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