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일본 원폭 참상에 한국전 사용 거부"

[앵커]

6ㆍ25 전쟁 때 참전을 결정한 미국의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은 당시 원자폭탄을 사용하자는 제안을 물리쳤는데요.

워싱턴 김범현 특파원이 트루먼 전 대통령의 손자로부터 그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1945년 8월 미국은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며 2차 세계대전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당시 원폭 투하를 결정한 사람은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

그리고 5년 뒤 6ㆍ25 전쟁이 발발했고 중국군의 인해전술로 전황은 악화됐습니다.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열어놓은 트루먼 대통령의 책상 위에 또다시 원폭 카드가 올려졌습니다.

하지만 5년 전과는 다른 결정을 내립니다.

트루먼 전 대통령의 손자로 현재 미국 시카고에 살며 작가로 활동 중인 클립튼 트루먼 다니엘은 연합뉴스, 연합뉴스TV와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클립튼 트루먼 다니엘 /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손자> "맥아더 장군과 다른 사람들이 한국전에 원자폭탄을 사용할 것을 주장했지만, 할아버지는 거부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에 원폭을 투하해 중국군의 추가 개입을 막자는 제안을 할아버지가 승인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5년 전 확인된 원폭의 참상 때문.

<클립튼 트루먼 다니엘 /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손자> "할아버지는 원폭이 몰고온 파괴, 그리고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의 희생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의 원폭 사용이 제안됐을 때 할아버지는 '노'(No)라고 말했습니다."

트루먼 전 대통령이 미국내 지지율 추락을 각오하면서도 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5년만에 6ㆍ25라는 또다른 전쟁에 뛰어든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클립튼 트루먼 다니엘 /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손자> "할아버지는 공산주의에 대해 분명한 견해를 갖고 계셨습니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예견했고, 공산주의와 전체주의 국가들은 마침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이 6ㆍ25의 참상을 딛고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도움을 받는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모습을 보면 할아버지가 무척 기뻐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를 대신해 안타까움도 함께 전했습니다.

<클립튼 트루먼 다니엘 /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손자> "남북이 분단돼 여전히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고 있는데 대해 할아버지는 무척 슬퍼하실 겁니다."

시카고에서 연합뉴스TV 김범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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