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족집게] 여의도 '막장 드라마' 시즌 2
[앵커]
메르스 사태로 의료진은 사투를 벌이고 일자리 부족에 청년들은 절규하고 있는데요.
과연 우리 정치권은 제대로 된 정치를 하고 있을까요?
막말에 고성에 싸움에…
이번주 '강영두의 여의도 족집게'에서는 정치권의 부끄러운 민낯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기자]
친박과 비박, 친노와 비노.
여야 모두 계파주의의 늪에 빠져 허우적 대는 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입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최고 지도부가 두 달의 시차를 두기는 했지만 내부 갈등으로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찍었습니다.
육두문자까지 서슴치 않는 저질의 정치문화, 뒷골목 불량배들의 행태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2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유승민 사태'를 둘러싸고 난장판이 벌어졌습니다.
유 원내대표를 향해 연일 사퇴 압박을 가하는 김태호 최고위원.
이날도 날을 세웠습니다.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저는 오늘이 저 김태호가 유승민 대표에게 드리는 마지막 고언이 되기를 바랍니다. 콩가루 집안 저는 잘 되는 것 못 봤습니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유 대표 스스로 말씀하셨듯이 '나는 콩가루가 아니라 찹쌀가루가 되겠다…' 이제 이 말씀을 행동으로 보여 줄 때가 지금 바로 지금이다…"
유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해도 너무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원유철 /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유승민 대표 보고 그만 두라고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해도 좀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우리 모두가 이럴 때면 역지사지 입장에서 그런 미덕을 좀 발휘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 또 다시 마이크를 앞으로 잡아당기며 입을 엽니다.
김무성 대표가 역정을 냅니다.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제가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그만해."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한 말씀…"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마이크) 치워."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잘못…"
<김을동 / 새누리당 최고위원> "그만하세요."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잘못 전달되면 안됩니다. 지금…"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회의 끝내겠습니다."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대표님!"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회의 끝내!"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대표님,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마음대로 해라!"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습니다.
<김학용 / 새누리당 대표비서실장> "진짜 김태호 대단하네것 XXX"
<이인제 / 새누리당 최고위원> "김태호 그만해"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아니 사퇴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니까 계속 이야기하는 거 아닙니까. 사퇴할 이유가 분명히 있는데! 이렇게 당을 어렵게 만들고 사퇴 안 하게 되면 뭐가 돼요? 문제가 됩니다."
<김학용 / 새누리당 대표비서실장> "그만해라!"
최고위는 결국 비공개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난장판이 된 새누리당의 회의 모습, 왠지 낯설지가 않은데요.
두 달 전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 기억나시나요?
지난 5월8일 오전 9시.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가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문재인 대표와 대척점에 서있는 비노무현계 이종걸 원내대표가 처음 참석한 회의였습니다.
계파 갈등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투톱'은 덕담을 건네며 회의를 시작합니다.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관록의 4선의원이고 또 원내대표부 경험도 풍부하신 분이라서 아주 든든합니다."
<이종걸 /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분열하는 집은 스스로 설 수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 또한 분열하는 집으로 이기는 정당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나 평화는 여기까지였습니다.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문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연일 각을 세웠던 주승용 최고위원.
이날도 문 대표를 겨냥합니다.
<주승용 /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대표님께서 아무 말씀도 없고 입이 간질간질해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선거에 패배하고 나서 그대로 있는 것도 또 하나의 불공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당 대포'로 불리는 정청래 최고위원은 기다렸다는 듯 원색적인 독설로 맞받으며 설전을 벌입니다.
<정청래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사퇴할 것처럼 공갈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승용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정말 치욕적인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지금까지 공갈치지 않았습니다. 저는 사퇴합니다. 모든 지도부들 사퇴해야 합니다."
잠시 뒤 주 최고위원은 분이 안 풀린 듯 문 대표의 손까지 뿌리치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뒤따라 나섰다 머쓱해져 돌아온 문 대표의 표정은 잔뜩 굳어졌습니다.
어수선한 상황 뒤 다시 시작된 회의, 잠시 정적이 흐르는데…
막말 소동으로 회의장에 흐르던 침묵을 낸 것은 유승희 최고위원이었습니다.
<유승희 /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민망한 상황에 추미애 최고위원이 에둘러 꼬집었는데 유 최고위원은 상황 파악이 덜 된 듯 합니다.
<추미애 /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노래를 한 소절만 불러서 안타깝네요. 끝까지 불렀으면 분위기 반전인데, 노래 맞춰서 분홍색 예쁜 상의를 입고 분위기 맞추려고 했는데요."
<유승희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그러게 말입니다."
결국 이날 파동으로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 윤리위에 회부돼 6개월 당직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주승용 최고위원은 아직도 최고위에 복귀하지 않고 있습니다.
'선량(選良)'은 국회의원을 달리 부르는 말입니다.
가려서 뽑은 어질고 뛰어난 인물이란 뜻입니다.
툭하면 고성에 막말을 쏟아내고 욕설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정치인도 선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강영두의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끝)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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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로 의료진은 사투를 벌이고 일자리 부족에 청년들은 절규하고 있는데요.
과연 우리 정치권은 제대로 된 정치를 하고 있을까요?
막말에 고성에 싸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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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영두의 여의도 족집게'에서는 정치권의 부끄러운 민낯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기자]
친박과 비박, 친노와 비노.
여야 모두 계파주의의 늪에 빠져 허우적 대는 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입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최고 지도부가 두 달의 시차를 두기는 했지만 내부 갈등으로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찍었습니다.
육두문자까지 서슴치 않는 저질의 정치문화, 뒷골목 불량배들의 행태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2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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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사태'를 둘러싸고 난장판이 벌어졌습니다.
유 원내대표를 향해 연일 사퇴 압박을 가하는 김태호 최고위원.
이날도 날을 세웠습니다.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저는 오늘이 저 김태호가 유승민 대표에게 드리는 마지막 고언이 되기를 바랍니다. 콩가루 집안 저는 잘 되는 것 못 봤습니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유 대표 스스로 말씀하셨듯이 '나는 콩가루가 아니라 찹쌀가루가 되겠다…' 이제 이 말씀을 행동으로 보여 줄 때가 지금 바로 지금이다…"
유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해도 너무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원유철 /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유승민 대표 보고 그만 두라고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해도 좀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우리 모두가 이럴 때면 역지사지 입장에서 그런 미덕을 좀 발휘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 또 다시 마이크를 앞으로 잡아당기며 입을 엽니다.
김무성 대표가 역정을 냅니다.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제가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그만해."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한 말씀…"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마이크) 치워."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잘못…"
<김을동 / 새누리당 최고위원> "그만하세요."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잘못 전달되면 안됩니다. 지금…"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회의 끝내겠습니다."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대표님!"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회의 끝내!"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대표님,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마음대로 해라!"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습니다.
<김학용 / 새누리당 대표비서실장> "진짜 김태호 대단하네것 XXX"
<이인제 / 새누리당 최고위원> "김태호 그만해"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아니 사퇴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니까 계속 이야기하는 거 아닙니까. 사퇴할 이유가 분명히 있는데! 이렇게 당을 어렵게 만들고 사퇴 안 하게 되면 뭐가 돼요? 문제가 됩니다."
<김학용 / 새누리당 대표비서실장> "그만해라!"
최고위는 결국 비공개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난장판이 된 새누리당의 회의 모습, 왠지 낯설지가 않은데요.
두 달 전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 기억나시나요?
지난 5월8일 오전 9시.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가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문재인 대표와 대척점에 서있는 비노무현계 이종걸 원내대표가 처음 참석한 회의였습니다.
계파 갈등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투톱'은 덕담을 건네며 회의를 시작합니다.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관록의 4선의원이고 또 원내대표부 경험도 풍부하신 분이라서 아주 든든합니다."
<이종걸 /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분열하는 집은 스스로 설 수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 또한 분열하는 집으로 이기는 정당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나 평화는 여기까지였습니다.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문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연일 각을 세웠던 주승용 최고위원.
이날도 문 대표를 겨냥합니다.
<주승용 /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대표님께서 아무 말씀도 없고 입이 간질간질해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선거에 패배하고 나서 그대로 있는 것도 또 하나의 불공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당 대포'로 불리는 정청래 최고위원은 기다렸다는 듯 원색적인 독설로 맞받으며 설전을 벌입니다.
<정청래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사퇴할 것처럼 공갈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승용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정말 치욕적인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지금까지 공갈치지 않았습니다. 저는 사퇴합니다. 모든 지도부들 사퇴해야 합니다."
잠시 뒤 주 최고위원은 분이 안 풀린 듯 문 대표의 손까지 뿌리치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뒤따라 나섰다 머쓱해져 돌아온 문 대표의 표정은 잔뜩 굳어졌습니다.
어수선한 상황 뒤 다시 시작된 회의, 잠시 정적이 흐르는데…
막말 소동으로 회의장에 흐르던 침묵을 낸 것은 유승희 최고위원이었습니다.
<유승희 /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민망한 상황에 추미애 최고위원이 에둘러 꼬집었는데 유 최고위원은 상황 파악이 덜 된 듯 합니다.
<추미애 /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노래를 한 소절만 불러서 안타깝네요. 끝까지 불렀으면 분위기 반전인데, 노래 맞춰서 분홍색 예쁜 상의를 입고 분위기 맞추려고 했는데요."
<유승희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그러게 말입니다."
결국 이날 파동으로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 윤리위에 회부돼 6개월 당직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주승용 최고위원은 아직도 최고위에 복귀하지 않고 있습니다.
'선량(選良)'은 국회의원을 달리 부르는 말입니다.
가려서 뽑은 어질고 뛰어난 인물이란 뜻입니다.
툭하면 고성에 막말을 쏟아내고 욕설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정치인도 선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강영두의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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