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7년간 피눈물 흘린 피해자들…"조희팔 살아있을 것"

[명품리포트 맥]

[앵커]

피해자 4만명, 피해금액 4조원, 수사기록상 사망한 지 4년.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의 얘기입니다.

조희팔의 생존설로 다시 세간이 떠들썩한데요.

그 누구보다 조희팔의 '생포', 나아가 '피해 회복'을 애타게 다리는 건 바로 '피해 당사자들'이겠죠.

정빛나 기자가 현장IN에서 만나봤습니다.

[기자]

25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박춘옥씨.

공사장 벽돌까지 나르며 홀로 아들 둘을 키웠습니다.

그런 박씨가 조희팔 사건에 휘말린 건 지난 2008년 6월인데요,

<박춘옥 / 피해자> "(남편 사망보험금과) 친정엄마와 조카, 친구 두분하고 하면 3억 가까이 됩니다. 상황이 말도 아니었지요. 전재산을 다 털었으니까."

돈을 내고 의료기기를 사면 조희팔이 운영하는 회사가 이를 찜질방 등에 빌려주고 이자를 지급할 거라는 말에 속았습니다.

그것도 은행 이자보다 8배나 높은 연 35%의 확정금리.

하지만, 처음 꼬박꼬박 입금되던 이자는 다섯달만에 뚝 끊겼고, 세 모자는 사기임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박춘옥 / 피해자> "오갈 곳이 없어서 재개발 들어가는 한옥 페허에 들어가가지고…. 죽지 못해서 살고 있죠 뭐. 아들 둘이 다 장가도 못 보내고, 우리 아저씨 두 번 죽이는 거예요. 보상받은 돈으로 했으니까."

조희팔 사건 피해자들은 대부분 이렇게 피같은 돈을 한푼이라도 더 불리려던 서민들입니다.

어쩌다 이들은, 다단계의 덫에 걸리게 된 걸까요?

<조희팔 (2008년 9월 리드앤 출범식)> 이 기업의 특성상 신뢰성을 가지지 못하면 또 안 됩니다. 일류상의 가장 으뜸가고 작지만서도, 가장 아름답고 진실한 기업으로 갈 수 있는..."

"방금 보신 건 조희팔이 지명수배되기 불과 한달 전 모습인데요, 이렇게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는 사이, 피해금액도 그만큼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를 만나러 조희팔 사건 피해자들의 모임, '바른 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 사무실로 가봤습니다.

취재진을 만나려고 한달음에 달려온 김영옥씨.

그 역시 조희팔의 감언이설에 감쪽같이 속았습니다.

<김영옥 / 피해자> "(조희팔) 회장 모임이 있을 때 가보면, 진짜 저런 순수한 사람이 사업을 한다고 생각했고, 이분들이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했고..."

이렇게 '좋은 사업'을 혼자만 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을 끌어들인 것이 평생의 후회로 남습니다.

<김영옥 / 피해자> "저는 그게 너무 힘든 거예요. 나 자신 혼자만 했었으면, 나 자신 혼자만 이렇게...너무 가까운 사람들이 지금 지쳐서 쓰러질까봐 솔직한 얘기로 두려워요."

하지만 해경이 검거작전에 실패하자 희대의 사기범은 보란 듯 중국 밀항에 성공했고, 뒤늦게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지만, 정작 범죄 수익금 환수에 필요한 은닉자금이나 조희팔 추적에는 진척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경찰은 조희팔이 중국에서 사망했다며 서둘러 수사를 종결합니다.

<박관천(당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2012년 5월)> "중국 인터폴 공조로 (사망 서류) 진위 여부를 확인한 바, 현재까지는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화장한 유골에서는 DNA가 검출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생물학적으로 DNA의 검토 조사는 어렵습니다."

석연치 않은 설명인데요,

경찰이 사망 근거로 제시한 응급진료기록부입니다.

맨 아랫줄에 사망원인을 급사, 급성 심근경색이라고 적었는데, 옆에 물음표가 찍혀 있네요.

중국에서 받았다는 사망 의료증명서도 이상합니다. 당연히 있어야 할 중국 공안의 직인이 빈칸이고,

화장된 날짜는 2011년 12월 21일이라고 적혀 있는데요, 정작 화장증 발급일자는 열흘 전인 12월 11일이네요.

사망할 거란 걸 미리 알기라도 했던 걸까요?

<전세훈 / 바실련 매체국장> "중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돈을 지불하면 모든 신분증이나 사망증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허위일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사건 담당자들이 조희팔을 비호해주는 대가로 뒷돈을 챙긴 사실이 속속 드러났고,

피해자들의 피눈물은 하루도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사건이 터진 지 꼭 7년 만에, 조희팔의 2인자 강태용이 검거된 상황.

피해자들이 직접 만든 수배 전단입니다. 그만큼 절실했던 거겠죠.

이 사건에 대한 재수사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이제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김영옥 / 피해자> "저는 이것만 빨리 회복되기만을, 이것밖에 길이 없어요. 저는."

<박춘옥 / 피해자> "피해자들에게 진짜 좀 돌려주십시오. 제가 그말 밖에 할 게 없습니다. 제발 좀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앵커]

재수사를 통해 풀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숩니다.

특히 로비 의혹과 비호세력을 밝혀내는 것이 '눈 가리고 아웅 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은데요.

일각에서는 재수사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미진했던 부분을 조사해 의혹을 밝히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수사당국의 의무라는 사실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끝)

[여의도 족집게] 선거 때마다 변수되는 역사관, 최후의 승자는

[명품리포트 맥]

[앵커]

국사교과서를 하나로 만드는 문제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가 이념 갈등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번 논쟁은 결국 박정희 전 대통령과 북한 김일성을 대하는 학계 내부의 뿌리 깊은 시각차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한데요,

과연 '여론'은 총선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

김재현 기자가 여의도족집게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김영우 / 새누리당 수석대변인>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를 위해 총력을 다한다."

<윤관석 / 새정치연합 의원> "정권 맞춤형 친일미화 역사왜곡 교과서 국정화를 즉각 중단하라"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야당 지도부가 장외투쟁의 불씨를 피우고 있고 또다시 이념갈등과 국민 분열에 앞장서고 있는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문재인 / 새정치연합 대표> "야권이 정파를 떠나 모든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시대착오적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드시 저지할 것입니다."

2004년 탄핵역풍을 타고 총선에서 국회 과반을 쟁취한 노무현 정부.

내친 김에 과거사를 정리하겠다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추진하고 나섰지만 시작부터 스텝이 꼬였습니다.

개정이냐 폐지냐를 놓고 자중지란을 보이다 천정배 원내대표 등 강경파에 밀려 그냥 덮어버렸습니다.

열린우리당은 넉 달 뒤 치러진 첫 재보궐 선거에서 23대0이란 충격적 참패를 당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간신히 여론을 추슬러 그해 10월 자신있게 재보선에 임했지만 또다시 역사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6.25는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 내전이었다는 발언 때문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정구 동국대 교수.

강 교수는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통일전쟁이 한 달 내에 끝났을 것이라며 미국을 민족의 원수, 맥아더 장군을 전쟁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역사에서 왕건은 통일대업을 이룬 위대한 왕으로 추앙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천정배 법무장관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에게 수사 지휘권을 발동했고 강 교수가 불구속 기소로 풀려난 뒤 열린우리당은 연전연패를 당했습니다.

2012년 대선에서도 역사관이 막판 희비를 갈랐습니다.

<이정희 (18대 대선후보 토론회 당시)> "충성 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기 마사오, 누군지 아실 겁니다. 한국 이름 박정희. 해방되자 군사쿠데타로 집권하고 한일협정을 밀어붙인 장본인입니다."

<이정희(18대 대선후보 토론회 당시)>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기 위한 겁니다. 그리고 진보적 정권교체를 해낼 겁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친일 부역자로 매도한 이정희 후보의 독설은 야권에 부메랑이 됐습니다.

관망하던 중도 표심이 진보진영에 등을 돌리며 보수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총선을 반년 앞둔 이번에도 역사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원유철 /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역사교과서는 집필자나 가르치는 교사에 따라서 심각하게 편향돼 있습니다."

<이종걸 /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정부와 여당은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바꿔 부른다고 했습니다. 참 나쁜 대통령과 참 좋은 잔머리의 꼴불견 조합입니다."

이번 역사 전쟁에서도 20,30대 젊은층은 야당을, 50대 이상 장년층은 여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다만 중고생을 자녀로 부모들의 여론은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있습니다. 40대가 캐스팅보트를 쥔 형국입니다.

<윤희웅 /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자녀 교육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본인의 정치 성향과 다르게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있어서 여야의 논리제공과 여론전에서 40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서…"

북한을 둘러싼 역사 논쟁에선 보수가 유리하다는 게 정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반일 감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잣대를 들이대긴 어려워 보입니다.

때마다 불거지는 역사전쟁.

알고 보면 부모 세대가 국사 교과서를 안 읽어서 생기는 문제라고도 합니다.

학창시절 국사책을 그저 외우기 바빴던 탓인데요, 해답은 교과서에 있습니다.

오늘 하루 짬을 내서 국사책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앵커]

2017학년도부터 사용될 단일 '역사교과서 개발 업무'를 맡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집필진을 짜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보수, 진보, 중도는 이렇게 다양한 시각을 갖춘 학자들로 집필진을 꾸린다고 하는데요.

결국 '이념적 편향성 시비'를 일으키지 않고 '객관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일 듯 합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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