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음주단속 기준 0.03%로 강화…효과 있을까

[명품리포트 맥]

[앵커]

최근 5년 간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 수는 3천400여명에 달합니다.

경찰이 이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음주단속 수치를 낮추는 작업에 착수했는데요.

찬반논란이 뜨겁습니다.

황정현 기자가 이번주 '현장IN'에서 음주운전 실태를 담아봤습니다.

[기자]

밤 늦은 시간 서울의 한 도로.

경찰이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시간이 막 오후 11시를 넘어섰는데요.

과연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가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단속이 시작된 지 30분 만에 차량 두대가 단속에 걸렸습니다.

<현장음> "술 얼마나 드셨습니까?", "술 안 먹었어요.", "0.186% 면허 취소 수치 나왔습니다."

가까스로 단속을 피해 훈방조치된 운전자도 있습니다.

<현장음> "0.049%. 야, 다행이네. 대리비도 아깝고 왜냐하면 바로 저기 앞이니까요. 원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결국 두 시간동안 진행된 음주단속에서 훈방조치된 2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이 적발됐습니다.

<윤철호 / 광진경찰서 교통정보센터>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음에도 보신 것 같이 계속 단속되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은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한 잔을 드셔도…"

최근 5년 간 발생한 음주사고는 13만여건, 사망자가 3천450명에 달합니다.

집도 가까운데 차를 놓고가면 불편하다거나 몇잔 안마셔서 문제 없을 것라는 잘못된 생각이 화를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경찰은 지속적인 단속과 예방활동에도 음주사고가 끊이지 않자 특단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운전면허를 100일 간 정지시킬 수 있는 단속 수치를 지금의 혈중 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추는 작업에 착수한 것입니다.

주량이 소주 한병 정도인 기자가 17.5도의 소주 두 잔을 마시고 20분 뒤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해보니 0.026%가 나왔습니다.

3시간 뒤 다시 두잔을 마시니 0.036%로 올라갔습니다.

경찰이 단속 수치 하향조정선을 0.03%로 제시한 것은 아예 한잔도 안된다는 취지입니다.

이를 두고 찬성 입장이 우세한 편입니다.

<정태우 / 경북 구미시> "경각심을 일으켜주고 또 시민의 성숙된 의식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연돌 / 서울시 도봉구> "나는 괜찮다하고 가다가 사고도 나고 그러니까 무조건 술 먹었다면 단속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고 오히려 단속보다는 적발시 처벌을 강화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재철 / 서울시 강남구> "일 관계로 손님을 만나거나 잔칫집에 가서 한 잔 정도 먹을 때도 있고 운전한 적은 있는데 큰 문제되거나 그런 것은 없었어요. 그거 한 잔 가지고 (불)법을 측정한다는 것 자체는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과연 소주 한두잔 정도는 우리 신체에 변화를 일으킬까요?

소주 한두잔 정도를 마셨을 때 주의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제가 직접 실험에 참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주의력 검사를 진행한 뒤 소주 한잔 반을 마시고 다시 검사에 임했습니다.

숫자와 기호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52초에서 1분8초로 늘었고 숫자를 그대로 따라하는 검사도 총점이 2점 하락했습니다.

제작진 중에는 술을 마시고 기호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오히려 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딱 한잔이라도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무형 / 다사랑중앙병원 원장> "설사 한잔을 마셨더라도 분명한 것은 사람에 따라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돌발 상황에 대해서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실제로 단 한잔의 술을 마셔도 신체 반응속도가 느려져 실수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과 술 한잔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뇌파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2002년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0.05%에서 0.03%로 강화하고 나서 음주사고 사망자가 10년새 75%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우리나라도 음주단속 기준이 강화되고 이를 통해 음주 사고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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