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이슈] '시빌 워' 밀어낸 '곡성'& 칸에 간 '아가씨'

<출연: 연합뉴스TV 김지선 문화제작부 기자>

[앵커]

황금 연휴 관객 몰이에 성공하며 700만 고지를 가볍게 넘긴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가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곡성'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한국영화로는 4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도 이번 주말 전세계 취재진에게 처음 공개됩니다.

문화제작부 김지선 기자 나와있습니다.

김 기자, 먼저 '곡성'이 '시빌 워'를 밀어냈다면서요?

[기자]

'곡성'은 바로 어제 전야개봉만으로 17만명을 모으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습니다.

사전 예매율이 50%를 넘나드는 등 개봉 전부터 관심이 뜨거웠는데요.

'추격자', '황해'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자신만의 색깔을 선보였던 나홍진 감독이 6년만에 내놓는 신작인데다, 시사회 이후 호평이 쏟아져나왔기 때문입니다.

'곡성'이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는데요.

'청소년관람불가' 였던 전작들과 달리 '15세 이상'이면 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곡성'은 '황해'에 부분 투자했던 할리우드 영화사 이십세기폭스가 약 80억원을 투자하고, 제작과 배급까지 맡은 작품으로도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십세기폭스는 우리 영화의 우수성과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앞으로 1년에 두세편의 한국영화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김 기자 설명을 듣고 보니 '곡성'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지는데요.

[기자]

전남 곡성의 한 마을에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면서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경찰인 아버지는 피해자들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딸을 구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갑자기 마을에 나타난 일본인, 범인을 봤다는 여인, 굿을 하러온 박수무당 사이에서 누가 귀신이고 사람인지,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믿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요.

2시간반이 넘는 러닝타임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연출력은 여전하지만 처음부터 휘몰아쳤던 나 감독의 전작들과는 달리, 웃음을 주는 요소도 있어 완급을 조절합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새로운데요.

성경이 인용되기도 하고 초자연적 현상이 수시로 등장하는 등 여러 장르를 버무려 근원적 공포감을 표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둘씩 던져주는 듯 하다 관객의 예상을 뒤집으며 영화를 마무리하는데요.

이 지점에서 관객의 호불호는 엇갈릴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던데요.

[기자]

'곡성'은 '범죄와의 전쟁'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준 배우 곽도원씨가 처음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나홍진 감독과 '황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작품인데요.

겁도 많고 다소 무능하지만 딸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버지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영화 속 부부로 등장하는 장소연씨와 실제 연인 사이라는 점도 화제가 됐는데요.

황정민, 천우희씨는 물론 외지인 역을 맡은 일본의 중견 배우 쿠니무라 준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특히 귀신에 들린 것 처럼 이상 행동을 하는 딸 효진 역을 맡은 아역배우 김환희양이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씨를 연상시킬 만큼 빼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나 감독은 이미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거친 김환희양을 성인 배우처럼 대하고 책임감을 강조했다고 하는데요.

6개월 동안 체력 훈련, 액션 연습을 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한 결과, 제몫을 단단히 해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영화의 제목과 배경에 실제 지명인 '곡성'이 사용되면서 현지 주민들이 걱정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실제 촬영도 곡성에서 이뤄진 만큼 영화를 보고 지명을 떠올리게 돼, 혹시나 지역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는데요.

곡성군은 영화 포스터에 '울음 소리'를 뜻하는 한자를 병기하고, '지역과 관련없는 허구의 내용'이라는 자막을 넣는 것으로 제작사와 합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거꾸로 영화를 지역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자는 곡성 군수의 역발상이 화제를 모았는데요.

영화에서 공포가 주는 즐거움을 느꼈다면, 우리 지역에 와서 따뜻함이 주는 즐거움도 담아가라는 내용의 칼럼이 전해지면서 누리꾼 사이에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나홍진 감독은 할머니 고향인 곡성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한국 영화로는 4년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도 이번 주말 드디어 베일을 벗죠?

[기자]

칸 영화제는 현지시간으로 11일 개막작인 우디 앨런 감독의 '카페 소사이어티' 상영을 시작으로 12일간의 여정에 들어갔습니다.

'아가씨'는 관객이 많이 몰리는 첫번째 주말, 현지시간으로 14일 오후 공식 상영 일정이 잡혔는데요.

이번에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하게 될 영화는 '아가씨'를 포함해 모두 스물한 편입니다.

초청작들을 살펴보면 역시 칸은 '부른 사람을 또 부른다'는 말이 맞아떨어지는데요.

벌써 세번째 황금종려상을 노리고 있는 다르덴 형제를 비롯해 칸이 사랑하는 단골손님들이 포진해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국적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제작된 영화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여전한데요.

심사위원장은 '매드맥스'로 건재함을 과시했던 노장 조지 밀러 감독이 맡았습니다.

[앵커]

박찬욱 감독과 주연 배우들도 내심 수상을 기대하고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유난히 칸영화제와 인연이 깊었던 박찬욱 감독이지만 이번에는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받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예술영화가 모이는 영화제에 어울릴까 싶을 만큼 명쾌한 영화라서 심사위원들이 영화를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고 밝혔는데요.

지난 2004년 '올드 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는 등 진출작 모두 상을 받았던 만큼 이번에도 다시 한번 영광이 재연됐으면 하는 것이 우리나라 영화팬들의 바람입니다.

특히 박 감독은 귀족 상속녀역을 맡은 여주인공 김민희씨에 대해 "여우주연상을 받고도 남을 연기를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전도연씨에 이어 다시 한번 '칸의 여인'이 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을 모읍니다.

국내 개봉은 다음달 1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문화제작부 김지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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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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