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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풍항계] '아버지 모시기' 각별한 정의선ㆍ산 공부한 이재용

뉴스경제

[CEO풍항계] '아버지 모시기' 각별한 정의선ㆍ산 공부한 이재용

2016-12-10 11:56:58

[CEO풍항계] '아버지 모시기' 각별한 정의선ㆍ산 공부한 이재용

[앵커]

한 주간 재계 수장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들여다보는 CEO 풍향계 시간입니다.

이번 주는 지난 6일 9명의 대기업 그룹 총수가 증인으로 출석했던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뒷얘기를 남현호·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사진 보시면 청문회에 출석했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입니다.

세 사람 모두 나이가 70이 넘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번 청문회가 관심을 끈 이유 중 하나는 출석한 총수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몇몇 총수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해 79세로 역대 청문회에 선 총수 중 최고령인 정몽구 회장의 경우 건강상의 이유로 청문회 도중 병원으로 이동해 진료를 받았습니다.

정 회장은 심장병 수술 전력과 고혈압 등의 지병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질문과 동떨어진 답변을 하거나, 발음도 뚜렷하지 않아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모습이 여러 차례 화면에 비치기도 했습니다.

반면 78세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손경식 회장 같은 경우 지난 7월 폐 수술을 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오히려 올해 65세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답변 모습을 보면서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실제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며 사전에 진단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송곳 질문을 피하려 건강 문제를 일부러 부각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 몸 상태로 어떻게 거대 기업을 이끌 수 있느냐는 겁니다.

총수의 건강도 기업의 경쟁력일 텐데 말입니다.

사진 보시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뒤로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이 보입니다.

정 회장은 다른 총수들과 달리 혈육인 정 부회장을 대동하고 국회를 찾았는데요.

정 부회장이 아버지를 '깜짝 수행'한 건 역시 정 회장의 건강을 걱정했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신이 직접 아버지를 모시고 나오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정 부회장은 청문회 내내 국회의사당 한쪽에서 정 회장을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계 안팎에서 정 부회장의 아버지 모시기는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가 결혼식이나 공식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항상 정 회장 뒤를 따라다니며 그림자 보좌를 해왔죠.

하지만 오너 3세인 정 부회장, 할아버지인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28년전 5공비리 청문회 증언대에 선데 이어 아버지까지 청문회에 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많이 화면에 비쳤던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입니다.

재계 1위 기업이라는 상징성 외에 삼성이 '최순실 게이트'의 여러 의혹에 연루돼 있기 때문인데요.

이 부회장이 언론 앞에 장시간 얼굴을 노출한 건 경영 수업을 받은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위 위원들의 집중 공격을 받은 이 부회장, 처음엔 TV로 생중계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한 듯 조심스럽게 답을 했지만 거듭된 추궁엔 약간 흔들리는 모습도 간간히 비쳤습니다.

산전수전 다겪은 다른 총수들과 비교해 노련미는 떨어졌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고 차분히 대응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입니다.

모르긴해도 이 부회장에겐 이번 청문회가 돈으로 살 수 없는 산 공부가 됐을 겁니다.

투명 경영에 대한 의지도 불태웠을 듯 합니다.

이제 관심은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내뱉은 '전경련 탈퇴', '미래전략실 폐지' 등의 약속들을 실천할지에 쏠리고 있습니다.

청문회에 출석한 총수들 사전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하더니 맞는 것 같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르겠다'. '죄송하다'라는 청문회 단골 답변을 반복했습니다.

이 세 마디만 머릿속에 넣고 열심히 리허설을 한 모양입니다.

일부 총수의 답변과 표정에선 작위적인 모습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국민들은 총수들이 청문회에서 속시원하게 모든 걸 털어 놓기를 바랬는데, 그런 용기있는 총수는 없었습니다.

재계 지도자들이 이처럼 한자리에 불려 나온 건 지난 1988년 제5공화국 비리 청문회 이후 28년 만이라고 합니다.

청문회에 나온 9개 대기업의 매출은 910조원으로, 지난해 국내 총생산의 60%에 육박합니다.

기업은 크지만 총수는 작다는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권 눈치를 보지 않고, 고객과 나라 경제만을 생각하는 기업인은 진정 없는 걸까요?

총수들이 청문회에 나오는 모습 더는 안 봤으면 합니다.

이번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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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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