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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까지 팔아 연명'…베를린영화제 집시배우 결국 숨져

뉴스사회

'트로피까지 팔아 연명'…베를린영화제 집시배우 결국 숨져

2018-02-24 18:45:42

'트로피까지 팔아 연명'…베를린영화제 집시배우 결국 숨져

[뉴스리뷰]

[앵커]

세계 3대 영화제의 하나인 베를린 영화제가 내일(25일) 폐막됩니다.

그런데 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집시 출신 영화배우가 생활고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진혜숙 PD입니다.

[리포터]

지난 2013년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보스니아 출신 배우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올해 남우주연상 수상자는 영화 '어느 남편의 부인 살리기'의 나지프 무직입니다.

실제 집시인 무직은 이 영화에서 아내의 치료비를 구하기 위해 고철을 내다팔며 고군분투하는 가난한 집시 가족의 가장 역할을 맡았습니다.

<나지프 무직 /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 "아내, 아이와 같이 베를린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이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꿈이 이뤄진 것 같아요"

트로피를 들고 금의환향했지만 그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변변한 직업이 없어 고철을 팔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고, 가재도구며 차도 팔았지만 가족을 먹여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지난 1월에는 결국 베를린영화제에서 받은 트로피까지 처분했습니다.

<나지프 무직 /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 "보스니아 정부는 저와 아내에게 많은 것을 약속했습니다. 직장도 주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말 뿐이었습니다."

무직은 지난 2014년 독일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거절 당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베를린을 찾았지만 관계자들을 만나지도 못한 채 귀국해야 했습니다.

무직은 지난 18일 건강 악화로 48세의 짦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보스니아에는 7만 5천여 명의 집시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유럽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집단에 속합니다.

보스니아 집시 가운데 정규직 취업자는 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합뉴스 진혜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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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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