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도 입증도 어려운 '물뽕'…"범행도구로 인식해야"

[앵커]

버닝썬 사태가 발생할 당시 클럽 내 성범죄와 관련해 이른바 '물뽕'(GHB)이 문제가 됐습니다.

경찰이 대대적인 마약사범 단속을 벌여 수백명을 검거했지만, 클럽 내 물뽕 적발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그 이유가 뭔지 김경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클럽 내 성행위 영상 유포 후 괴담처럼 떠돈 이른바 '물뽕 성범죄'.

경찰이 전국 마약류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994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가운데 약물 이용 의심 성범죄 또는 불법촬영물 유포자는 22명에 불과합니다.

버닝썬과 아레나 등 클럽 내 마약 유통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도 클럽 내 마약 유통 혐의자 58명을 입건한 상황.

하지만 이 중 물뽕 관련 입건자는 10명 수준으로, 이마저도 배송·구매자들이 전부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물뽕은) 성분이 금방 체내를 빠져나가고, 성범죄는 피해 사실과 가해자 모두 특정해야 해 입증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물뽕 근절은 사전 방지가 중요하지만, 주요 유통 통로 중 하나인 밀반입 역시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물뽕은 출입국장 등에 구비된 마약미립자 탐지 첨단장비 이온스캐너에도 탐지가 되지 않는데, 최근 3년간 밀반입 적발 건수가 고작 8건입니다.

전문가들은 단속이 어려운 물뽕을 마약이 아닌 범죄 수단으로 이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덕환 /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산업적 용도는 전혀 없고요. 범죄용 말고는 아무데도 쓸데가 없고 마약도 아닌게 마약으로 알려져 있는게 지금 좀 문제인 거 같아요."

클럽 뿐 아니라 온라인과 출입국장 등 상시 점검 단속시스템을 갖추고 확인용 간이 마약 키트를 단속기관에 보급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연합뉴스TV 김경목입니다.

m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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