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대신 젖소를"…폐허된 한국 찾은 항해하는 목동들
[앵커]
70년 전 일어난 전쟁은 이 땅을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먹을 것도 머물 곳도 마땅치 않던 시절, 바다를 건너와 가축을 전해준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 농촌에 희망을 건넨 '항해하는 목동'의 이야기를 방준혁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젖소와 양, 염소 등 다양한 가축이 목동들의 손에 이끌려 배에 오릅니다.
이들이 향한 곳은 태평양 너머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반도.
멀미에 시달리는 가축을 돌보며 7주간의 긴 항해 끝에 부산항에 도착합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에 가축을 지원하기 위한 이른바 노아의 방주 작전입니다.
전쟁의 상흔이 깊게 패인 땅에서 이들은 희망의 불씨를 찾았다고 기록했습니다.
<헤퍼 활동가 당시 음성> "이곳의 사람들은 전쟁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서 위대한 희망을 봤습니다. 전 세계는 한국의 아이들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우유 한 잔을 주기보다 젖소 한 마리를 보내 자립을 돕자.
가축을 전할 뿐 아니라 사육 방법 등을 교육하고, 농가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했습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돌보며 미래의 농부를 길러냈습니다.
농가에 기증한 젖소가 첫 새끼를 낳으면 다른 농가에 제공하도록 하는 '선물 이어가기'는 상생의 기틀이 됐습니다.
헤퍼는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부터 1976년까지 21만여개의 종란과 3,200여마리의 가축을 한국에 보냈습니다.
젖소 897마리, 황소 58마리가 드넓은 대양을 건넜습니다.
<이재복 / 가축 구호 수혜자 중 유일한 생존자(83세)> "미국의 원조, 엄청난 소나 가축들이 왔죠. 그래서 우리가 참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헤퍼의 가축 구호 사업은 전쟁으로 망가진 한국의 축산업을 일으키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70년이 지난 지금,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희망을 전하는 헤퍼 정신은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재복 / 가축 구호 수혜자 중 유일한 생존자(83세)> "네팔의 농가, 가난한 농가로 (소를) 보내기로 생각,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 (bang@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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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 일어난 전쟁은 이 땅을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먹을 것도 머물 곳도 마땅치 않던 시절, 바다를 건너와 가축을 전해준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 농촌에 희망을 건넨 '항해하는 목동'의 이야기를 방준혁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젖소와 양, 염소 등 다양한 가축이 목동들의 손에 이끌려 배에 오릅니다.
이들이 향한 곳은 태평양 너머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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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에 시달리는 가축을 돌보며 7주간의 긴 항해 끝에 부산항에 도착합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에 가축을 지원하기 위한 이른바 노아의 방주 작전입니다.
전쟁의 상흔이 깊게 패인 땅에서 이들은 희망의 불씨를 찾았다고 기록했습니다.
<헤퍼 활동가 당시 음성> "이곳의 사람들은 전쟁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서 위대한 희망을 봤습니다. 전 세계는 한국의 아이들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우유 한 잔을 주기보다 젖소 한 마리를 보내 자립을 돕자.
가축을 전할 뿐 아니라 사육 방법 등을 교육하고, 농가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했습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돌보며 미래의 농부를 길러냈습니다.
농가에 기증한 젖소가 첫 새끼를 낳으면 다른 농가에 제공하도록 하는 '선물 이어가기'는 상생의 기틀이 됐습니다.
헤퍼는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부터 1976년까지 21만여개의 종란과 3,200여마리의 가축을 한국에 보냈습니다.
젖소 897마리, 황소 58마리가 드넓은 대양을 건넜습니다.
<이재복 / 가축 구호 수혜자 중 유일한 생존자(83세)> "미국의 원조, 엄청난 소나 가축들이 왔죠. 그래서 우리가 참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헤퍼의 가축 구호 사업은 전쟁으로 망가진 한국의 축산업을 일으키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70년이 지난 지금,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희망을 전하는 헤퍼 정신은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재복 / 가축 구호 수혜자 중 유일한 생존자(83세)> "네팔의 농가, 가난한 농가로 (소를) 보내기로 생각,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 (b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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