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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치] 바이든 시대 개막…취임 첫날부터 '트럼프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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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치] 바이든 시대 개막…취임 첫날부터 '트럼프 지우기'

2021-01-21 17:34:38

[이슈워치] 바이든 시대 개막…취임 첫날부터 '트럼프 지우기'

<출연 : 김지수 연합뉴스 융합뉴스부 기자>

[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늘 새벽 취임했습니다. 우려 속에 치러진 취임식은 별 탈 없이 끝났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책들을 지우는 데 나섰습니다. 김지수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준비과정부터 우려가 컸었습니다. 다행히, 취임식이 탈 없이 끝났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어떻게 진행됐는지 전해주시죠.

[기자]

취임식은 현지시간 20일 오전 11시쯤,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1시쯤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시작됐습니다. 공식 취임을 알리는 취임 선서는 11시 49분 진행됐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경에 손을 올려놓고 취임 선서를 함으로써 미국의 46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습니다. 2주 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하던 바로 그 자리에서 취임 선서를 해, 헌법 수호 의지를 밝혔습니다. 취임사에 대한 관심도 컸는데, 예상대로 '통합'이 주제였습니다. 취임사 중에 "미국의 통합에 영혼을 걸겠다"는 구절이 눈에 띄었습니다. 자신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는 시위대가 의회에 난입할 정도로 분열의 골이 깊게 패인 미국을 하나로 묶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만이 아닌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한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통합'에 대한 의지는 취임일 아침 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했는데, 여야 지도부도 동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동안 극심하게 대립해온 여야 지도부가 분열을 내려놓고 화합으로 나아간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한 부시를 비롯해 전임 대통령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했지만, 전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은 한 번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배려한 부분도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아침부터 플로리다주로 떠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별사를 마칠 수 있도록 성당으로 출발하는 시간을 15분 정도 늦춘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별사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자신이 일정을 시작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향했던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취임식은 축하 인파가 없는, 그야말로 전례 없는 취임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이목은 취임식장으로 쏠렸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해리스 부통령 부부의 의상에도 눈길이 가게 되는데요. 이들 모두, 미국 브랜드의 의상을 차려입었다면서요.

[기자]

취임식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해리스 부통령 부부 모두, 미국 브랜드 옷을 입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대표 브랜드 '랄프 로렌'의 짙은 푸른색 정장을 입고 흰 와이셔츠에 하늘색 넥타이를 맸습니다. 아내 질 바이든 여사는 옅은 푸른색 계열의 울 트위드 코트 정장을 택했는데,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마카리안에서 주문 제작한 겁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태생의 흑인 디자이너의 옷을 입었습니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역시 랄프 로렌의 정장을 입었습니다. CNN은 "미국 패션 디자이너들이 취임식의 중심을 차지했다"면서 "미국 패션산업의 자신감을 북돋웠다"고 평했습니다. 특히 '첫 여성·첫 흑인 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단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의 민권을 상징하는 색상을 선택했습니다. 푸른색이 감도는 보랏빛 의상이었습니다. 보라색과 흰색은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으로 쓰이는 색입니다. 보라색은 민주당의 푸른색과 공화당의 붉은색을 섞을 때 나오는 색이라 '초당적 색'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통합의 메시지를 담은 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취임식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도 보랏빛 계열의 의상을 차려입었습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트럼프 지우기'에 나섰습니다. 취임한 지 5시간 만에 의회 동의가 필요 없는 사안을 '행정명령'을 통해 처리했다면서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 연방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 탈퇴 절차 중단, 일부 이슬람국가 국민의 입국 금지 철회,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비상사태 효력 중단과 같은 조치도 취했습니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 5시간 만에 의회 동의가 필요 없는 사안을 행정명령을 통해 처리함으로써 '트럼프 정책 뒤집기'에 나선 겁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인종 평등 보장 등 세 건의 행정명령은 언론 앞에서 공개 서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하고 싶은 사안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건 마스크 착용에 대한 행정명령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이슈 가운데 감염병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아왔습니다. 경제 회복을 비롯한 모든 정책의 근간에는 대유행 극복을 통한 국가 정상화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면서 코로나19를 보건 이슈가 아닌 정쟁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 결과 미국은 누적 확진자와 누적 사망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가 됐습니다.

[앵커]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서 '첫 여성 부통령'이자 '첫 흑인 부통령'의 탄생이라는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습니다. 세계 언론도 여성, 유색인종으로서 '유리천장'을 깬 상징성을 들어 일제히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요.

[기자]

취임식에서부터 해리스 부통령의 행보는 눈에 띄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으로서 첫 라틴계 연방대법관 자리에 오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차에서 내릴 때부터는 의회 난입 당시 폭도와 맞선 '흑인 영웅'으로 떠오른 의회 경찰 유진 굿맨의 호위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부통령 공식 계정에 올린 첫 트윗으로 "일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세 단어로 이뤄진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올해 쉰여섯의 해리스 부통령은 행정부 이인자로서 엄청난 분열을 겪는 미국의 치유와 통합을 이끌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 됐습니다. 또 상원의장으로서 역할도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현재 상원의 의석 분포는 민주당과 공화당, '50 대 50'의 동수를 이루고 있는데,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각료 인준과 입법과제 추진 등 초기 국정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입법부 내 상원의장으로서 해리스 부통령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일흔여덟 살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된 바이든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부에 역동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정 이인자로서 그녀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임 펜스 부통령처럼 단순한 조력자 차원을 넘어 국정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세 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세계 각국 정상들의 축하 메시지도 쏟아졌겠어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제적 협력 체계를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았던 만큼, 국제사회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기자]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은 신뢰받는 오랜 파트너와 다시 연결하고 소중한 동맹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준비가 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반겼습니다. 존슨 영국 총리는 "새 미국 정부와의 협력을 고대한다"고 밝혔고,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오늘은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바티칸의 원수이자 가톨릭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이 지향하는 가치를 회복해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길 기대했습니다. 지구촌의 문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미국과 관련된 자국의 이해관계를 들어 기대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나라들도 있었습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다음 달 만료되는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을 연장해달라고 촉구했고,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이란 핵 합의는 아직 살아있다며 이란 핵 합의 복원을 희망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과 아랍세계 사이의 평화가 지속되도록 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한 후 "바이든 대통령이 잘못 들어선, 정의롭지 않은 정책들의 경로를 뒤바꾸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에 취임했습니다. 전임 행정부의 정책과 단절을 공언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약속했습니다. 큰 변화를 기대해보겠습니다. 김지수 수고했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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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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