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망언' 램지어 "매춘계약서 없어" 동료에 실토
[앵커]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으로 파문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교수가 당시 위안부 피해자들이 쓴 계약서가 없다는 사실을 동료 교수에게 시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논문에 실수가 있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워싱턴 연결해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이경희 특파원.
[기자]
네.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국제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에 게재될 예정이었던 자신의 논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매춘업자'와 '예비 매춘부' 간 계약행위로 규정해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램지어 교수의 직장 동료인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종신교수는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램지어 교수와 주고받은 이메일과 직접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석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한국인 위안부가 작성한 계약서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대신 앞서 자신이 전쟁 전 일본에서의 매춘 고용계약에 관해 1991년 쓴 논문에 기초했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인 여성의 계약서를 확보하면 좋았겠지만 찾을 수 없었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논문에서 일본 소녀의 증언을 잘못 인용했다는 것도 인정했는데요.
램지어 교수는 '오사키'란 이름의 10살 일본인 소녀의 증언을 논문에 등장시켜 계약이 자발적이며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에이미 스탠리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등은 램지어가 인용한 원서에는 실제 이 소녀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고 믿기 어려울 만큼 끔찍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돼 있다고 반박했는데요.
램지어 교수는 석 교수에게 이러한 반박 주장을 접한 후 "당황스럽고 걱정이 됐다"고 토로하며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실수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국제적으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논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까진 인정한 셈인데요.
논문 철회 등의 후속조치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램지어 교수는 동료에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긴 했지만 그 취지는 자신을 변호하려던 것으로 보입니다.
램지어 교수는 석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한국, 일본 또 그 밖의 지역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반일 종족주의' 공동저자 4명을 포함한 한국인 15명이 이번 논란을 램지어 교수에 대한 "마녀사냥"이라고 묘사한 성명서, 또 미국 교수들이 학술지 측에 자신의 논문을 지지한다고 보낸 편지를 석 교수에게 전달했는데요.
결국 논문에 일부 실수가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어서 스스로 논문을 철회하거나 대대적으로 수정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아 보입니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저희 연합뉴스TV가 보낸 이메일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도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논문을 수정할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램지어 교수가 자신의 지지한다고 언급한 교수들조차도 하나 둘 등을 돌리고 있어서 적잖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석 교수는 램지어 교수를 옹호한 미국 학자 2명은 학문적 결함을 지적하는 자료들을 읽은 뒤 입장을 바꿨다면서 논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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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망언' 램지어 "매춘계약서 없어" 동료에 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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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망언' 램지어 "매춘계약서 없어" 동료에 실토2021-02-27 08:2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