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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회의원·전직장관…엘시티 '특혜분양 리스트' 실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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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회의원·전직장관…엘시티 '특혜분양 리스트' 실체 확인

2021-03-08 20:04:15

[단독] 국회의원·전직장관…엘시티 '특혜분양 리스트' 실체 확인

[앵커]

부산 해운대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 측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엘시티 특혜분양 리스트를 연합뉴스TV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그동안 리스트 존재를 두고 소문만 무성했을 뿐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요.

리스트엔 현직 국회의원과 전직 장관, 유명 기업인 등 100명이 넘는 인사들이 망라돼 있습니다.

고휘훈 기자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해운대 LCT'라는 제목이 달린 문건.

성함, 회사/직함, 전화번호, 선택 호실, 그리고 인맥 등을 담은 비고란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습니다.

이영복 회장이 직접 관리한 것으로 보이는 93명과 그의 아들과 관련된 30여 명의 이름이 빼곡합니다.

현직 국회의원, 전직 장관과 검사장, 법원장 등 전·현직 고위 공직자 이름이 많이 보입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유명 기업인과 금융그룹 회장, 병원장, 지역 언론사 대표도 있습니다.

선택호실란엔, 희망 평수와 호실, 개수까지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초대형건물, 엘시티 더샵 특혜분양자 리스트입니다.

특혜분양은 2015년 10월 엘시티 분양 당시, 미계약 또는 계약해지로 생긴 물건에 대한 3순위 당첨자를 뽑기 하루 전날 이뤄졌습니다.

특정인들을 위해 정상 분양 절차에 앞서 미리 빼준 겁니다.

<전 엘시티 사업 관계자> "정당계약 날짜가 (2015년 10월) 28일부터 30일입니다. 그다음 3순위를 준비했고, 3순위 예약자들에게 (가계약금) 300만 원씩 받아서 다음날 (추첨)하기로 했습니다. (계약)하기 전날, 전날부터 시작해서 주위에 이 회장뿐만 아니고 임원들, 가까운 사람들을 불러서 입맛에 맞는 물건을 먼저 빼줬다."

공교롭게도 리스트는 엘시티 청약 당첨자들이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 하루 전날 작성됐습니다.

사전 수요조사를 마치고 특혜분양 대상자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려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전 엘시티 사업 관계자> "3순위는 청약자들은, 예약자들은 그다음 날 와서 좋은 물건들은 다 빠져있고, 안 좋은 물건만, 좋은 물건은 많이 없었겠죠."

당시 엘시티 분양권은 치열한 청약 경쟁에 수억 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습니다.

이영복씨 측근들은 리스트에 있는 인사들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특별공급뿐만 아니라, 1, 2순위 당첨자들을 직접 찾아가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사들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혜분양 수혜자 중 일부는 신원을 숨기려고 차명으로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이영복 회장이 엘시티 분양권을 로비 수단으로 썼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수년 전 43명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영복씨 아들과 하청업체 사장 등 2명만 기소하고, 나머지는 3년이 흐른 지난해 11월 불기소 처분하면서 '성명불상'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양미숙 /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명단의 면면을 봤을 때 특혜나 유착관계가 있어 보이는 인물들이 많기 때문에 (검찰이) 무혐의로 처리했다는 것이 명단을 보는 순간 이해가 잘 안 되는 상황입니다."

최근 관련자들을 처벌해달라는 진정을 받은 경찰은, 엘시티 사업 관계자 등 일부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진정이 들어와서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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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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