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워치] 동남아 코로나19 확산 '비상'…입국금지에 전면봉쇄
[앵커]
동남아시아 각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코로나19 청정 국가로 불렸던 베트남은 일간 확진자 숫자가 크게 늘면서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고,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도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증가하는 상황입니다.
작년과 올해 초 서방 국가들이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가 백신 접종과 함께 일상을 찾아가는 것과는 대조적인데요.
자세한 내용 이상현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동남아 각국 코로나19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은 건가요.
확진자 규모가 무척 빠르게 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일단 어떤 상황인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코로나19 청정국이었던 베트남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베트남은 그동안 성공적으로 코로나 확산을 막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4차 지역 감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7천 명이 넘었습니다.
베트남은 4월 말까지만 해도 일간 확진자 숫자가 10명 안팎을 기록해왔는데 이후 계속 늘면서 최근 일주일간은 230여 명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베트남 당국은 수도 하노이와 호찌민을 통한 국제선 입국을 일시 중단했고, 이와 함께 10인 이상 모임 금지나 음식점, 미용실, 식당, 카페 등의 영업을 중단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각종 방역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미얀마. 필리핀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말레이시아도 4월 초에는 확진자가 1천 명 규모를 기록했었는데 최근에는 신규 확진자가 6천~9천 명 규모까지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는 2주간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부분의 운영, 영업을 중단하는 국가 전면 봉쇄 조치에 들어갑니다.
태국도 4월 초까지는 일간 확진자 숫자가 500명 아래 규모를 기록했는데요. 불과 두 달 만에 4천 명을 넘기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굉장히 심각해 보이는군요.
주변 다른 국가들도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 같습니다.
인도라든가, 거리는 조금 있지만, 대만도 불안한 상황 같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도는 30만 명을 넘기던 확산세는 일단 꺾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 10만~15만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에 사망자도 3천 명가량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서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공식적으로 보고되는 건수와 실제 감염자 수의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많아 실제 희생자 수치는 훨씬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남아시아의 범주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원래 코로나 청정국가였던 대만도 갑자기 상황이 악화했는데요.
10명 안팎이었던 신규 감염자 숫자가 지난달 초부터 급격히 늘어 최근에는 200명에서 400명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정 한두 곳의 핫스팟이 있다기보다는 전국 곳곳에서 지역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앵커]
몇 달 전만 해도 미국이나 영국, 유럽처럼 서방 국가들의 감염 상황 보도가 더 눈에 띄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불과 몇 달 만에 상황이 악화하는 것은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변이 바이러스인데요.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대부분 기존보다 더 강한 전염력을 지니고 있어 감염 위험성이 큰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인도발 변이. 최근 세계보건기구가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에 델타와 카파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는데요.
인도발 바이러스의 이중 변이가 역내 다른 국가들로 확산하는 상황입니다.
베트남은 지난달 인도발 변이와 영국발 변이가 혼합된 새 변이를 확인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백신 부족입니다.
빠른 대규모 백신 접종을 통해 지역사회 감염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인데 백신 물량 부족과 관련 인프라 미비로 속도가 나질 않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서방 국가가 백신 접종으로 점차 안전을 되찾는 상황과도 대조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지역적 정세나 상황이 있는데요.
군부 쿠데타로 정치 사회 혼란이 가속화하는 미얀마의 상황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미얀마의 경우 확진자는 100명 아래로 관리되고 있기는 한데요.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군부의 쿠데타 이후 검사자 자체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는데, 확진율은 반대로 5%대에 이르며 10배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입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면서 기존 문민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수칙을 거의 해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의료진마저 대거 군부에 대항해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면서 확산을 막는 것도, 환자를 치료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코로나로 여행이나 비즈니스 차원의 교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동남아에는 우리 교민이나 기업들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어려움이 클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각국에서 급속도로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현지의 우리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습니다.
하노이 북부 일부 지역은 최근 근로자들이 소속 회사 내에서 숙박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침을 각 기업에 통보했습니다.
출퇴근을 원하면 사흘마다 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요.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이 숙소 마련에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또 특별입국 형식으로 이뤄지던 교류도 제동이 걸리면서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새로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고요.
베트남 당국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백신 구매 등 각종 방역 비용을 부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한국대사관 및 한인회에서 공지문을 통해 재확산 가능성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는데요.
교민들은 물론이고 현지인 가사 도우미 또는 운전기사들에게도 위생 수칙을 준수를 요청하는 상황입니다.
필리핀의 경우 관광지의 타격이 매우 커서 이를 중심으로 조성된 현지 한인사회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네, 지금 상황만 봐서는 쉽게 상황이 해결될 것 같지 않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해법이 간단치는 않겠지만, 어떤 대응이 가능할까요.
[기자]
사실상 이미 피해는 발생한 상황이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백신 접종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국제백신협력프로그램 코백스 등을 통해 개발도상국, 저개발국에도 백신이 공급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면역 효과를 높이기 위한 부스터샷의 필요성이나 북반구 기준 올해 겨울철 확산 대비 등을 이유로 각국이 비축분을 늘리려 해 백신의 공정한 분배가 그렇게 희망적이지는 않습니다.
관련 언급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 유엔 사무총장> "발표된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충분함과 거리가 멉니다. 우선 우리는 백신 배포를 위한 다자간 기구를 갖고 있습니다. 바로 코백스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7,200만 회분을 분배했을 뿐입니다."
자국민을 우선 보호하려는 각국의 조치는 당연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코로나 확산이 단지 강 건너 일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합니다.
특정 지역에서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하면 전염성이 더 강하거나 더 치명적인 변이 바이러스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그렇게 되면 기존 백신의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입니다.
남을 돕는 것이 곧 나를 돕는 일이라는 말처럼 국제사회의 연대와 지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앵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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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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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치] 동남아 코로나19 확산 '비상'…입국금지에 전면봉쇄2021-06-01 17:3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