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아호 딴 '일해공원' 명칭, 올해는 바뀔까?

[앵커]

경남 합천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를 딴 '일해공원'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공원 명칭을 두고 군민들 간 찬반 논쟁이 십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합천군이 공원 명칭을 바꿀 움직임을 보여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고휘훈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합천을 관통하는 '황강' 주변에 공원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은 '일해공원', '일해'는 지난해 11월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에서 따왔습니다.

지난 2007년 합천군은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공원의 이름을 '일해공원'으로 바꾸면서 공원 입구에 전씨가 친필로 새겨 놓은 표지석을 세웠습니다.

이 때문에 전씨를 추앙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고, 전씨의 고향인 만큼 명칭을 유지하자는 쪽과 지리한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15년 동안 이어진 논란은 전씨의 사망으로 수면 위로 다시 부상했습니다.

지역 시민단체는 지난달 합천군에 일해공원 명칭 관련 지명위원회를 개최해 달라며 주민 1,500명의 서명을 받아 전달했고, 합천군은 전격적으로 이를 수용했습니다.

<박수현 / 합천군 기획감사관> "주민들 찬반이 반반이기 때문에 상당히 고심의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지명위원회의 의견을 들어보자 그런 취지로 1월 안에 지명위원회를 개최할 것 같습니다."

군 지명위 개최 소식에 지역 시민단체는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고동의 / 생명의숲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 간사> "전두환 씨는 역사적으로나 사법적으로 단죄를 받은 인물입니다. 단죄를 받은 분을 지역 인물로 칭송하는 것은 국민들한테 죄송스러운 일이고 합천군민으로서 자존심을 깎아내리는 일입니다."

합천군은 군 지명위의 의견을 묻고 난 뒤 경우에 따라 경남도지명위원회나 중앙지명위원회에도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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