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 현실이 되다! 메타버스 시대 '성큼'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용어조차 낯설었던 '메타버스'가 빅뱅급 대변화를 예고하며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IT기업들은 메타버스 세계를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먼저 메타버스가 가져올 미래의 변화를 김지수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가상세계와 경계 허문다…성큼 다가온 메타버스 / 김지수 기자]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3차원 가상세계에 접속하자, 자신의 아바타로 탐험이 가능한 미지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가상현실 속의 감각도 수트를 통해 실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SF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그려낸 2045년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영화 속 상상으로 먼 미래의 모습으로만 여겨졌던,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가상공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4명까지 동시에 접속이 가능한 이 가상공간에 손과 손가락 동작을 캡처할 수 있는 장치를 착용하고 접속하자 물건을 들어서 옮기고, 서로 주고받는 활동이 가능합니다.
지금 제 눈 앞에는 블록들이 잔뜩 쌓여져 있는 상황인데요. 가상공간에서 물건을 하나 이렇게 집어 올렸는데, 실제 블록을 짚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상공간이지만 물리적으로 동일한 공간에 있는 것 처럼 느낄 수 있도록 몰입감을 높여줄 촉감, 무게감 같은 감각 기술들이 난이도에 따라 하나씩 발전해 가고 있는 겁니다.
수천만원대였던 착용형 헤드셋의 가격은 50만원대까지 낮아졌고, 가상공간을 구현해낼 고성능 그래픽 카드 역시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5G, 로봇 기술과 연계해 일상생활과 산업현장에서 이용 가능한 접점도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유범재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지능로봇연구단 책임연구원> "VR 쪽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360˚ 영상이란게 있거든요. 그걸 3D로 거리감을 느낄 수 있는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원격 로봇)작업을 할 때 작업성을 훨씬 더 높일 수가 있는 그런 포인트가 되니까요. 몰입감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이런 휴먼 인터페이스 기기와 인터넷 인프라, 그래픽 기술 급성장이 가져온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바로 '메타버스' 열풍의 배경입니다.
이미 기업 업무도 가상공간에서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실험단계라 현실의 사무실을 대체하는 수준에 이르진 못했지만 메타버스에서 수백명의 신입사원 교육이 이뤄지고, 채용 설명회가 열립니다.
메타버스에 구축한 갤럭시 스마트폰 신제품 팝업스토어엔 최근 예약 판매 기간 동안 6,000명 넘는 고객이 방문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메타버스 투자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회사 이름을 아예 '메타'로 바꾼 페이스북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조직에 지난해에만 11조원 넘는 돈을 투자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상현실 플랫폼 '메시'를 업무용 협업 툴과 결합한 서비스를 준비중입니다.
<최형욱 / 퓨처디자이너스 대표> "인터넷 초창기랑 동일하다고 보심 될 것 같은데,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조건이 만들어질 때까진 투자가 필요하잖아요. 전방위적으로 확산이 되면서 가상화 기술, 인공지능, 블록체인 같은 것들이 (메타버스로) 융·복합화가 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30년 1,817조가 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현실과 가상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유범재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지능로봇연구단 책임연구원> "스마트폰 이후의 ICT 산업을 주도할 거다. 헤드셋을 이용한 ICT장비가 중요해지겠죠. 인터넷이 바뀌는 거다. 3D 가상공간에서 함께 만나는 이러한 것을 제공하는 인터넷의 시대가 온다…"
아직은 초기 단계 수준이지만 결국 다가올 변화를 어떻게 대비하는 가란 문제만 남은 셈입니다.
연합뉴스TV 김지수입니다.
[이광빈 기자]
메타버스 시장의 확장은 거침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시장이 확대될수록 관련 범죄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사회적 논의를 통해 관련 업계 내 가이드라인과 제도를 정비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습니다. 이동훈 기자입니다.
[메타버스 장밋빛 전망에도…고개드는 범죄 우려 / 이동훈 기자]
현재 존재하는 메타버스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타인과 관계를 맺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SNS에서도 가능한 것들이지만 3차원 공간 안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좀 더 감각적으로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특히 어린이들과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업계 내 양대 서비스에 대한 한 조사에 따르면 한 서비스는 2억5천만여명 중 71%가 7~18세였고 다른 서비스는 62%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주 콘텐츠가 타인과의 상호작용인데 생년월일, 이름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는 등 익명성이 강해 범죄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청소년 상담 기관에는 관련 문의가 부쩍 늘었다는 설명입니다.
<정희진 / 탁틴내일아동청소년성폭력상담소 팀장> "12세 여학생이 실제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영상이랑 사진을 주고받아서 어머님이 발견하시고 위험해 보인다, 상담소랑 연계했으면 좋겠다 의뢰 주신…"
아바타 간 유사성행위 강요 사례도 있었는데 관련 규제들은 아직 논의 단계로 기존 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현행법상 아바타 간 추행을 직접적인 성추행으로 볼 수 없고 아바타의 유사성행위 묘사 녹화, 편집은 성 착취물로 인정되기 어려운데,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여기에 메타버스는 국경이 없는 온라인 공간이기 때문에 국제 수사 공조 체계 마련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승환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지능데이터연구팀장> "문제가 생겼지만 우리가 규정을 도입하기 어렵다거나 해당법을 적용할 수 없다거나 이런 문제가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어서 글로벌 공조체계를 같이 마련하는 게…"
전문가들은 적절한 규제도 필요하지만 메타버스 내 범죄가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무게가 있는 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전창배 /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 "정부, 기업, 학계, 시민사회가 모여서 신기술 안에서 행위가 새로운 범죄가 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지를 논의를 하고 합의가 되면 법을 만들어서 처벌을 할 수 있겠죠."
메타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동훈입니다.
[코너:이광빈 기자]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1992년 출간된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가장 먼저 쓰였습니다. 영화 매트릭스를 통해서도 소개되었지만 최근에서야 개념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제 메타버스는 게임 공간을 넘어 사회적 활동과 행사, 네트워킹을 위한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메타버스 플랫폼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2018년 8월 출시된 제페토. AR 콘텐츠와 게임, SNS 기능을 모두 담고 있는데, 이용자가 2억6천만명이 넘습니다.
게더타운은 가상 오피스 겸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가상공간에서 업무와 회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도와줍니다.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하고 다양한 업무용 툴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부동산 중개업체 직방은 아예 오프라인 사무실을 폐쇄하고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면서 게더타운을 통해 만남과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2021년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출시했습니다.
수많은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공간입니다. 주로 강연과 컨퍼런스, 콘서트 등 행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메타버스로의 등용문으로 활용되는 경향입니다.
메타버스 플랫폼과 자동차 업계의 컬러버레이션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20-30대 소비자들을 겨냥해 제페토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지도 속 인기 공간인 다운타운과 드라이빙 존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운전하는 행사였습니다.
팬데믹으로 다중이 모이는 행사가 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메타버스는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넥슨은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채용형 인턴십 모집을 앞두고 게더타운에서 비대면 채용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채용설명회는 축제장을 방불케 하는 즐길 거리로 가득했습니다.
[이광빈 기자]
메타버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정치권의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홍보 전략을 펴고 있는데요. 정치권이 미래에 대비한 입법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구하림 기자입니다.
[가상 간담회·AI 후보…대선에도 메타버스 열풍 / 구하림 기자]
지난 달 디지털 정책 발표회를 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는 메타버스에서 이뤄졌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텍스트로만 보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얼굴을 보는 게 훨씬 더 소통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상간담회는 물론 AI 플랫폼 '이재명 챗봇', 이 후보의 이모저모를 알아볼 수 있는 '재명이네 마을'까지, 메타버스 요소를 활용해 표심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일찌감치 AI 윤석열을 내놓았습니다.
목소리와 말투, 제스처까지 감쪽같이 구사하는 윤석열 아바타를 통해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 AI 윤석열> "대통령 선거가 약 2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저 윤석열, 당원과 국민의 엄중한 부름을 받아…"
대선 후보 기자회견이 가상 공간에서 이뤄지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선 후보>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잘 들리세요? 메타버스에서 이렇게 또 만나 뵙게 됐습니다."
<김상균 /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내가 이런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빠르게 혁신적인 것을 수용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선거와 별개로 각종 토론회와 공청회, 입법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지난달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대표발의한 메타버스 산업 진흥법안은 정부와 민간이 참여하는 실무협의회 구성 등 앞으로 더욱 커질 메타버스 시장을 위한 기초적 내용을 담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입법이 불필요한 규제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심도 있는 연구를 위한 입법 차원의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최경진 /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어떤 부분은 앞서간 것도 있고 어떤 부분은 뒤처진 것도 있어요. 메타버스식으로 구현하기 위해 합쳤을 때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는 필요하거든요. 민간 힘으로만 도저히 할 수 없어요. 어쩔 수 없이 정부에 의해 드라이브를 걸어서 돈을 대규모 투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생활밀착형, 사회관계형 등 메타버스에도 다양한 영역이 있는 만큼 각각의 특성을 고려한 종합적 입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큽니다.
연합뉴스TV 구하림입니다.
[클로징: 이광빈 기자]
도토리로 자신만의 멋진 캐릭터와 방을 만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추억의 싸이월드. 많은분이 기억하실텐데요. 2000년대 중반까지 이 가상의 세계를 통해 일촌맺기 열풍이 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열풍 앞에서 추억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SNS는 새로운 기술과 융합하고 진화해 메타버스 시대라는 거대한 빅뱅이 열리고 있습니다. 향후 실생활의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메타버스와 연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5년 577조원에서 2030년 1,817조가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추억의 싸이월드도 우리 앞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미니홈피는 메타버스 플fot폼을 통해 시범 운영 버전으로 공개된 상태입니다. 한국의 많은 기업은 다행히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거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당했던 뼈아픈 일격. 메타버스 시대에 다시 한번 되새겨야겠습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집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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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가상세계, 현실이 되다! 메타버스 시대 '성큼'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뉴스경제
가상세계, 현실이 되다! 메타버스 시대 '성큼' [탐사보도 뉴스프리즘]2022-02-26 22: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