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배트맨 수트, 내 손끝에서 탄생했죠"…재단사 김동현

[앵커]

영국 런던은 맞춤 정장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죠.

이곳에서 재단사로 일한 한국인 테일러가 영화 '더 배트맨'과 '스펜서'의 의상 제작에 참여해 화제가 됐는데요.

박효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용산구 이태원동의 맞춤 정장 작업실.

재단사 김동현씨가 바느질에 여념이 없습니다.

국내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다 영국 유학길에 오른 건 2016년.

런던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맞춤 정장 거리 새빌 로에서 당시 유일한 한국인 재단사로 3년간 일했습니다.

<김동현 / 재단사> "처음부터 자켓이나 코트처럼 멋들어진 것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은 전혀 아니었고, 바지 수선이나 단추 떨어진 거 달아라…"

코로나 여파로 맞춤 양복 시장이 침체되자 일하던 가게가 영화 의상 제작에 눈을 돌린 건 오히려 기회가 됐습니다.

영화 '스펜서'와 '더 배트맨'의 주인공이 입은 정장과 코트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김동현 / 재단사> "제가 갖고 있는 영국적인 양복에 대한 지식을 총동원했고, 되게 모호한 영역이긴 한데, 왕족같은 분위기가 나야 하는데 저로서는 도전이었죠."

특히, '스펜서'의 찰스 왕세자가 입는 정통 복식은 재현하는데 부담이 컸습니다.

코로나로 베테랑 재단사들이 출근을 못 하는 사이 혼자 자료를 찾아보며 바느질을 했습니다.

<김동현 / 재단사> "(사진) 그대로 똑같이 베꼈다고 해도 분위기가 달라지거나 재봉 방식에서 영국 양복적인 요소가 녹아들지 않을 수 있고 혼자 연구를 많이 했어요."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귀국한 그는 새빌 로에서 보고 배운 베테랑 재단사들의 까다로운 기술을 살려 앞으로도 뚝심으로 옷을 짓겠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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