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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한번만"…이산가족의 애타는 '70년'

[뉴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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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리운 가족의 생사라도 알고 싶은 이산가족은 13만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이산가족 상봉 이후 5년 넘도록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고 야속하게도 시간만 흘러가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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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들을 한채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89살 윤경윤 할아버지의 방에는 반으로 나뉜 한반도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윤경윤 / 이산가족> "내가 그리워서. 철망이 없으면 이북을 넘어갈 수 있잖아."

1950년 함경남도에서 어머니, 누이와 살던 당시 열여섯 살 윤 할아버지는 휩쓸리듯 기관차를 타고 홀로 거제로 내려왔습니다.

<윤경윤 / 이산가족> "그때 눈이 와서 어머니가 나를 그냥 남자라고, 날 그냥 내보내고 어머니하고 내 동생은 집에 돌아간 거지. 그런데 이게 73년이 된 거야."

가족을 찾기 위해 미군 특수부대에 입대해 북진 전투에 참전했고, 함경남도와 가까운 강원도에서 한국군 생활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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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윤 / 이산가족> "군에 가면 남보다 빨리 (북에) 갈 거 아니야. 가족을 빨리 남보다…너무 그리워서."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을 만났다던 지인에게서 오래전 소식을 들을 수 있었지만, 고향 함경도가 아닌 평안도에서 봤다던 말에 찾을 길은 더 막막해졌습니다.

<윤경윤 / 이산가족> "도저히 내가 발버둥 친다고 해서 갈 수도 없는 거고…고향에 어머니가 있다고 해도 돌아가실 거고. 그것은 내가 벌 받은 것 같아."

91살 최근식 할아버지도 셋째 형 창호 씨를 찾고 있습니다.

형은 충남 아산에서 북한군에 의해 돌연 사라졌습니다.

<최근식 / 이산가족> "그날 총궐기대회를 하는 날인데 나는 모르고 형님만 알았는데 나보고 야산에 가자. 따라서 같이 갔는데 거기 인민군들이 사람들을 7~80명 모아놓고 있더라고."

살아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카들 소식만이라도 들었으면 하는 마지막 바람입니다.

<최근식 / 이산가족> "지난번에 이산가족본부에서 와서는 이북으로 간다고 하면 갈 수 있겠냐고 그래서 간다고 그랬어요. 가끔 생각이 날 뿐만 아니라 꿈에도 가끔 나타나요."

등록된 이산가족 13만 명 중 80세 이상 고령층은 66%.

지난달에만 200명 넘는 이산가족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데, 마지막 상봉은 5년 전에 멈춰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한채희입니다. (1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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