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추석 밥상 민심에 쏠린 눈…명절과 여론의 정치학
[앵커]
명절은 '민족대이동'을 통해 여론의 민심이 흩어지고 모이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번 추석 밥상에 오른 화두가 앞으로 정치권을 향한 민심, 또 내년 4월 총선 여론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전망인데요.
과거 명절 민심이 정치권 유불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올 한가위 민심의 주목할 부분은 무엇이었을지 장윤희 기자가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면 좋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추석은 1년 중 가장 넉넉한 날로 꼽힙니다.
가족 친지가 모처럼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는 시간이기도 한데요.
정치권도 이러한 풍성한 추석 밥상을 놓칠 리가 없겠죠.
추석과 설은 정치권 입장에서 어떤 화두를 밥상머리에 올릴지 고민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2017년 조기 대선이 열리기 이전까지는, 12월에 대통령선거를 실시해왔기 때문에,
대선을 앞둔 추석은 특히 민심 잡기의 승부처로 여겨졌습니다.
대표 사례가 2007년 치른 17대 대선입니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는 '본선급 경선'을 펼쳤는데요.
이 후보는 대선을 1년여 앞둔 2006년 추석을 계기로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승기를 잡을 수 있었고, 이를 놓치지 않으며 당내 경선에 이어 대선 승리까지 거머쥐었습니다.
2012년 18대 대선에 재도전한 박 후보로서, 지난 대선 경선에서 겪은 '추석 여론'은 쓰디쓴 교훈이었을텐데요.
18대 추석 당시 대선레이스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 3파전이었습니다.
세 후보 모두 추석 이전에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우며 명절 민심 잡기에 분주했습니다.
추석을 지나 안 후보가 문 후보 지지 선언과 함께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박근혜 후보 대 문재인 후보' 양강 구도가 성사됐는데,
최종 승리는 박 후보에게로 돌아갔습니다.
<박근혜 / 전 대통령(2013년 2월 25일 취임사)>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다만 19대 대선이 열린 2017년 민심 최대 승부처는 '추석'이 아닌 '설'로 바뀌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란 변수 때문이었는데요.
이정미 재판관 퇴임 이전인 3월 10일 탄핵 인용 결정이 나면서, 이른바 '벚꽃 대선'이 현실화됐습니다.
조기 대선 가능성 탓에 2017년 설 명절은 민심의 풍향계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탄핵 후폭풍 속에 집권 여당은 새누리당 간판을 내리고 자유한국당이란 이름으로 바꿔 달았고, 바른정당으로도 쪼개졌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해 수많은 인사들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다 사라지기도 했는데요.
초유의 조기 대선은 문 후보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문재인 / 전 대통령(2017년 5월 9일 당선 소감 발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이후 20대 대선은 작년 3월에 열렸습니다.
작년 설 명절은 그야말로 민심 잡기의 최대 승부처였는데요.
당시 대선 레이스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대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양강 구도였고,
윤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지난해 3월 10일 당선 소감 발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 위해서 모두 하나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명절은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했습니다.
여야가 여의도 밖 생생한 민심을 확인하는 공간이기도 했는데요.
전통 시장을 찾거나, 명절에도 쉬지 못하는 근로자나 소외된 이웃들을 만나 민생 이야기를 듣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2014년 추석의 경우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었습니다.
세월호 특별법 문제 등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던 때라, 정치권을 향한 민심은 싸늘했는데요.
여야는 평소보다 더 낮은 자세로 명절 민심을 살펴야했습니다.
<김무성 / 당시 새누리당 대표(지난 2014년 8월 7일)> "세월호 관련 현안들이 추석 전에는 원만하게 마무리가 잘 되어서 유가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박영선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지난 2014년 9월 6일)> "이번 추석에 가장 외로운 분들이라면 아마 세월호 가족들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해요."
2020년 설은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며 뒤숭숭한 시기 속에서 맞았습니다.
이후 2020년 4월은 정치인들의 대면 유세와 집합 연설이 제한된 '코로나 총선'으로 치러지게 되었습니다.
올 한가위는 정기국회 와중인데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도를 중간 점검할 시점이기도 했는데요.
당장 인사청문회 문제, 특검부터 노란봉투법까지 쟁점 사안도 그 길목에 가득 쌓여있는 모습입니다.
더욱이 이재명 대표의 구속으로 정국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이고,
총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다음주 열리면서 여야 전운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올 한가위는 정기국회 와중인데다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민도를 중간 점검할 시점이기도 했는데요.
당장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문제, 특검부터 노란봉투법까지 쟁점 사안도 그 길목에 가득 쌓여있는 모습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구속을 면했지만 그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고, 총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다음주 열리면서 여야는 더욱 거칠게 맞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내년도 예산 문제를 두고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여야는 격돌할 전망입니다.
이번 추석 연휴가 끝나고 여야가 받아들 민심 성적표가 앞으로 정국 주도권이나 내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집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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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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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고 장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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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추석 밥상 민심에 쏠린 눈…명절과 여론의 정치학2023-10-01 09:5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