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지 않는 '묻지마 범죄'…시민·유족들 여전한 불안감

[앵커]

지난 여름 잇따라 일어난 무차별 흉기난동 범죄는 평범한 일상조차 두려움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수개월이 흐른 지금, 그날의 기억은 우리 사회에 어떻게 남아있을까요.

김예린 기자가 시민과 피해자 유족을 만났습니다.

[기자]

지난 7월, 조선이 휘두른 흉기에 신림역 인근 거리는 참혹한 기억으로 물들었습니다.

범죄의 흔적은 희미해졌지만, 충격의 여파는 여전히 시민들의 뇌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고현승 / 서울 신림동> "집에 들어갈 때라든가 남자 혼자 살아도 조금 불안한 느낌이 계속 있었죠."

불과 2주 뒤, 서현역 인근에서 발생한 흉기난동은 더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범인 최원종이 차량을 몰고 돌진해 행인들을 들이받은 곳입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여전히 이곳에 남아있습니다.

평범한 날들 속에 스쳐가던 거리는 언제 범죄 현장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의 공간이 됐습니다.

<한승미 / 성남 분당구> "시간이 꽤 흐르긴 했지만 지나가면서 또 그런 사건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고 항상 조심하라고…"

소중한 외동딸 혜빈이를 잃은 부모는 사망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대학 입학 기념으로 사준 가방은 사고의 충격으로 깨지고 끊어졌습니다.

<고 김혜빈 씨 어머니> "거실에 있으면 혜빈이가 살며시 와서 옆에 앉아 있는 것만 같아요. 그래서 거실에도 못 앉아 있겠어요. 온통 혜빈인데…"

세상의 관심이 멀어지고 충분한 지원책이 없다는 사실은 상처를 덧나게 합니다.

긴급 생계비와 장례비 등으로 지원받은 건 940만원, 하지만 가해자의 보험사에서 나오는 사망보험금을 받으면 돌려줘야 하고 민사소송도 포기해야 합니다.

<고 김혜빈 씨 아버지> "그 사건이 벌어진 당시에만 해도 테러라고 정부, 경찰청에서도. 그 이후부터는 그 얘기가 없고…"

바라는 건 오직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고 김혜빈 씨 아버지> "혜빈이 죽음이 헛되지 않고 많은 범죄자들한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그런 판결이 나왔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이에요."

연합뉴스TV 김예린입니다. (y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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