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졸업장'…94살 할머니의 특별한 졸업식

[앵커]

요즘 졸업식이 한창 진행되고 있죠.

경남 거창에서는 조금 특별한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올해 94살이 된 할머니가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은 건데요.

김영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현장음>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학사모를 쓰고 졸업식 노래를 부르는 학생들.

60대부터 90대까지 연령도 제각각인 거창군 문해교실 졸업식입니다.

학생들은 지난 3년간 성인문해교실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초등과 중등 학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졸업장을 받은 학생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학생은 올해 아흔네살의 이근순 할머니.

이 할머니는 어릴 적 일본으로 이주했다 해방 이후 귀국해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아흔이 넘어서야 한글을 배워야겠다고 다짐했고, 3년간의 배움 끝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이근순/ 94세 졸업생> "못 읽으니까 자존심이 상하더라고. 모른다 하는 게 괜히 그냥 내가 배워야지."

한글을 배우고 용기를 얻었다는 이근순 할머니.

이제는 밖을 나서도 움츠러들지 않습니다.

<이근순 / 94세 졸업생> "간판에 있는 글자도 몰랐는데 글을 이러고 쓰고 하니까 이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계속 공부하겠다는 이근순 할머니.

이 할머니는 다음 달 중학교 과정에 진학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김영민입니다. (ksmar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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